[국제] “맥아더가 개 훈련”…中, AI로 히로히토 일왕 모욕 영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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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SNS상에서 쇼와(昭和) 시대 히로히토(裕仁) 일왕을 모욕하는 동영상. 사진 중국 SNS 캡처
중국 내 소셜미디어(SNS)에서 쇼와(昭和·1926~1989년) 시대의 천황 히로히토(裕仁)를 희화화한 인공지능(AI) 기반 영상이 확산하자 일본 정부가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히로히토 일왕을 희화화한 동영상이 유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중국 SNS에 퍼지고 있는 동영상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중 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신속하게 적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히로히토 일왕의 이미지를 AI 기술로 가공해 일왕이 개처럼 짖거나 네 발로 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한 연합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일왕이 회담하는 장면에는 “맥아더 장군이 개를 훈련시키는 영상”이라는 자막이 붙어 있다. “도쿄에서 재판받지 않은 중국 침략의 주범”, “쇼와를 핵 전쟁으로 만든 전범” 등의 문구도 등장한다. 이는 2차 대전 종전 이후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은 히로히토의 면책과 핵 투하 책임론을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이 영상은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중국 당국이 일부 영상을 삭제했지만 현재도 상당수는 열람이 가능한 상태다.
중국 SNS는 당국의 엄격한 검열과 통제를 받고 있는 만큼 일본 정부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이 영상을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궈자쿤(郭嘉昆)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올해 ‘항일전쟁 승리 80년’을 맞아 대대적인 반일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 3일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을 앞두고 반일 정서가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1937년 난징(南京)대학살을 소재로 한 영화 ‘난징 사진관’이 개봉돼 흥행했다.
주중 일본 대사관은 지난달 23일 성명을 통해 “반일 감정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장쑤성 한 지하철역에서 일본인 여성이 괴한의 돌에 맞아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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