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순방 뒤에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를 대통령실로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우상호 정무수석이 27일 장 대표에게 전했다.

우 수석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축하 인사차 장 대표를 예방해 “이 대통령께서 기회가 되면 외국에서 회담 끝나고 돌아오는 적절한 날 (장 대표를) 초대해 정상회담 결과를 말씀드리고 싶다는 초대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를 매우 중시하고, 같이 대화하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또 이런 협치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은 협조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우 수석은 또 “대부분의 정치평론가들이 이번 장 대표의 승리를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힘 지지층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는 것 같다”고 덕담을 전했다. 이어 “저도 개인적으로 놀랐다. 장 대표를 중심으로 국민의힘이 더 발전하고 더 변화하고 혁신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왼쪽)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에게 대통령 축하 난을 전달한 뒤 인사말하고 있다. 뉴스1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초청에 대해 “야당의 이야기가 충분히 수용되는 만남이 진행돼야지, 단순한 만남은 큰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고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접견 종료 후 전했다. 최 대변인은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의) 초청에 응하겠다, 말겠다 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초대했을 때 야당의 의견이나 제안이 수용될 만한 상황인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장 대표는 통화에서 “이 대통령 초청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부라기보다 만남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말하는 게 일부라도 수용돼야 만남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우 수석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이 말한 ‘협치’와 관련해 장 대표는 국회에서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 수석에게 “오늘(27일) 이렇게 축하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보내주신 난(蘭)을 들고 오셨는데, 안타깝게도 우 수석이 난을 들고 오는 와중에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난(亂)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차원이었다.

장 대표는 “협치는 파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협치는 한쪽 국민만 바라보는 것에서 전체 국민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을 살필 수 있도록 기관(인권위)을 구성함에 있어서 여야가 서로 힘의 균형을 갖도록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균형을 깨는 것은 종국에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접견에서 장 대표는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최 대변인은 “장 대표는 여당이 검찰 개혁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많이 표했다”라며 “우 수석은 거기에 대해 경청을 하고, 대화와 협치를 많이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