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국 ‘캐나다 60조 잠수함’ 수주 결선행…“민관 원팀 뛰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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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에서 세번째)가 26일(현지시간) 독일 킬의 tkMS 조선소에서 잠수함 모형을 받고 웃고 있다. [사진 tkMS]

한국이 최대 60조원에 이르는 캐나다의 차기 잠수함 사업의 ‘결선’에 올랐다. 그러나 캐나다 총리가 발표 당일 경쟁자인 독일 조선소를 들렀다. 자칫 독일을 뒤쫓아야 하는 싸움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26일(현지시간)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캐나다 초계 잠수함 계획(CPSP)의 적격 후보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협력하는 ‘원팀’으로 CPSP에 뛰고 있다.

CPSP는 캐나다가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북극권을 방어하려고 재래식 추진 잠수함을 최소 8척에서 최대 12척까지 획득하는 사업이다. 캐나다 국방부는 전체 사업 예산을 최대 600억 캐나다달러(약 60조원)로 전망하고 있다. 도입 후 30년간 유지·보수·정비(MRO) 비용까지 합한 액수다.

이번 사업에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의 대표 방산업체들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tkMS가 ‘예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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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컨소시엄이 캐나다에 제안한 3000t급 잠수함. [사진 한화오션]

원팀은 3000t급 장보고-Ⅲ 배치-Ⅱ를 캐나다에 제안하고 있다.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3주 이상 잠항이 가능하다. 반면에 tkMS는 2500t급 212CD을 밀고 있다. 212CD는 음파탐지기(SONAR)의 피탐을 줄이는 스텔스 형상으로 설계됐다.

원팀이 CPSP를 따내게 되면 한국 방위산업은 지상·해상·공중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캐나다라는 새로운 시장까지 확보하게 된다. 정부가 내건 ‘방산 4대 강국’의 진입로이기도 하다. 놓치면 뼈 아픈 사업인 셈이다.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조선업계 관계자는 “성능은 한국 잠수함이 우세하나 독일 잠수함도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승부를 가르는 변수는 아니다”며 “결국 성능 이외의 변수에서 결판이 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성능 이외의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운용지원(ISS)이다. 캐나다가 30년간 잠수함을 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능력이다. 또 하나는 산업기술혜택(ITB)이다. 캐나다는 자국에 무기를 파는 국가가 반대급부로 캐나다에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ITB 정책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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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ISS와 ITB에선 한국이 독일을 앞선다는 게 조선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격차가 크지 않다고 한다. 결국 경제·안보 협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캐나다 정부가 CPSP 적격 후보를 공식 발표한 당일인 26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독일을 공식 방문했다. 그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핵심 소재와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자는 공동의향합의서(JDI)에 서명했다.

또 독일 킬의 tkMS 조선소를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부 장관과 함께 찾았다. 카니 총리는 잠수함 내부를 둘러보면서 동행한 해군 장교에게 “나도 껴줘(Sign me up)”라는 농담을 던졌다고 캐나다 방송사 CBC가 보도했다.

물론 카니 총리는 공정·투명한 경쟁을 약속하며, 이르면 올가을 한화오션 조선소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은호(전북대 교수) 전 방사청장은 “독일은 2011년 인도네시아 잠수함 사업에서 한국에 진 뒤 절치부심해 왔다”며 “기업과 정부가 ‘코리아 원팀’으로 손잡고 총력전을 펼쳐야만 한다. 정상 외교도 가동하고 범정부적으로 달라붙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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