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은, 금리 동결ㆍ성장률 0.9%…저성장 전망에도 집값 잡느라 금리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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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섣부르게 금리를 낮췄다가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0.9%로, 0.1%포인트 올렸다.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멈춤’ 버튼을 눌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한은의 발목을 잡은 건 서울 집값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6ㆍ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추세적인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은 정부의 강력한 6ㆍ27 대출 규제 이후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75%로 전달(0.95%)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한풀 꺾였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한은 조사에서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1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건데, 한 달 만에 2포인트 반등했다. 주택 계약의 잔금일이 통상 2~3개월 걸리는 만큼 다음 달 이후에야 대출 규제의 효과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여전한 관세 불확실성도 금리를 멈춰 세웠다. 한미 협상에서 최혜국 대우 관세율 15%를 받았지만, 반도체ㆍ의약품 등 핵심 수출품의 품목 관세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달 금통위 후 이 총재는 “우리의 생산기지가 있는 베트남ㆍ멕시코ㆍ캐나다, (수출 영향이 큰) 유럽연합과 중국의 관세가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하다”고도 설명했다.
올해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5월 발표보다 0.1%포인트 높은 0.9%로 조정됐다. 새 정부 출범 후 편성한 2차 추가경정예산의 ‘소비 쿠폰’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앞서 한은은 2023년 11월 이후 지난 5월까지 다섯 차례(2.3→2.1→1.9→1.5→0.8%)에 걸쳐 전망치를 낮췄다. 최근 기획재정부도 올해 성장률을 0.9%로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내년 성장률은 1.6%,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0%, 내년 1.9%로 각각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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