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신인왕 1순위' KT 안현민의 성장통…그래도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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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위즈 안현민(22)은 올해 KBO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신인왕은 이미 예약한 거나 다름없고, 지난달까지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신인왕 1순위 후보로 꼽히는 KT 안현민. 사진 KT 위즈
실제 안현민은 27일까지 타율(0.339)과 출루율(0.445), OPS(출루율+장타율·1.016)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OPS는 10개 구단 전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1'을 넘겼다. 지난 5월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터라 홈런(18개)과 타점(66점)은 아직 상위권이 아니지만, 100경기 미만 출전한 국내 타자 중엔 단연 1위다.
그런 안현민이 최근 성장통을 겪고 있다. '홈런 치는 교타자'로 스타덤에 올랐는데, 이달 들어 그의 장기인 호쾌한 장타가 부쩍 줄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장타율 1위 자리도 내줬다. 지난달 타율 0.441, 홈런 5개, 14타점 활약으로 KBO 월간 MVP까지 수상한 뒤라 그림자가 더 눈에 띈다.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선수 대부분이 한여름 혹독한 '조정기'를 거치는데, 안현민에게도 조금 늦게 그 고비가 찾아온 모양새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와 종아리 부상도 그를 주춤하게 한 원인 중 하나다. 안현민은 "이달 들어 생각이 너무 많아졌고, 그래서 부침을 겪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올해 신인왕 1순위 후보로 꼽히는 KT 안현민. 연합뉴스
KT는 안현민의 재도약을 의심하지 않는다. 27일까지 올 시즌 안현민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스포츠투아이 기준)는 5.76으로 전 구단 타자 가운데 2위다. 1위 송성문(키움 히어로즈·5.93), 3위 양의지(두산 베어스·5.28)과 함께 5점대 WAR을 자랑하고 있다. 팀 전력에서 안현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올 시즌 10승(5패) 고지에 올라선 신인왕 경쟁자 송승기(LG 트윈스·2.41)와도 격차가 크다. 많은 야구 관계자가 안현민의 신인상 수상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다.
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신인 때 타격 성적이 잘 나오면 자기도 모르게 조급해진다. 그러다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고 타격 자세와 밸런스도 무너질 수 있다"며 "안현민은 (조급함 없이) 차분하게 승부해 좋은 선수로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KT 관계자도 "안현민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서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도, 선수 의사에 맡기는 '자율 훈련'에 매번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한 선수"라고 귀띔했다.

올해 신인왕 1순위 후보로 꼽히는 KT 안현민. 사진 KT 위즈
2022년 KT에 포수로 입단한 안현민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올해 사실상의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르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1회 빨랫줄 같은 3루 송구(보살)와 7회 날카로운 우전 안타로 여전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날 KT 선발투수였던 에이스 고영표가 "첫 이닝부터 안타를 3개나 맞았는데 안현민의 덕에 (무실점으로 막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인사했을 정도다.
고영표는 "안현민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요즘 자꾸 '부진하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정작 기록은 그리 나쁘지 않다"며 "이런 시기를 잘 버텨내는 것도 선수에게는 중요한 배움의 기회다. 지금까지 해온대로 하루하루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시즌 중반 혜성처럼 등장한 안현민은 주축 타자 강백호의 부진 공백을 메우고 KT 타선을 지탱했다. 안현민이 주춤한 이달엔 강백호가 맹활약해 팀의 5강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 타자가 동시에 고공비행하는 9월. KT가 기대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안현민은 "그동안 가을야구를 상상만 많이 했다. 올해 꼭 직접 느껴보고 싶다"며 "지금 내가 겪는 모든 것이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길이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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