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너지 슈퍼위크]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전력 수요 6배나 빨리 증가"

본문

“인공지능(AI)과 전기자동차 같은 첨단산업의 성장으로 앞으로 전력 수요는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율보다 여섯 배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겁니다”

17563655442285.jpg

기자회견 하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 (부산=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2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7 xxxxxxxxxxxxxxx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우리는 ‘전기의 시대(Age of Electricity)’로 들어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25~29일 부산 벡스코 일대에서 열린 ‘에너지 슈퍼위크’에서다.

비롤 사무총장은 “AI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는 전력망에 과제를 제기한다”며 “전력망 및 저장시설에 대한 투자는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가 인용한 IE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2013~2024년)간 세계 전력 사용량 증가율(연도별 평균치)은 2.5%로, 전체 에너지 수요 증가율(1.3%)의 약 2배다. 2035년까지 전기 사용량이 폭증해 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롤 사무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발전 부문에는 약 1조 달러(1400조원)가 투자되는 반면 전력망에는 매년 약 4000억 달러(560조원)만 지출된다”며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2년 정도가 걸리지만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는 데는 8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비해 전력망 확충은 더디면서 첨단 산업의 발전 속도가 늦춰지는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대응 의지를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개회사에서 "지금 세계는 탄소중립과 안정적 전력 공급을 동시에 이뤄내기 위해 도전 중"이라며 "한국은 AI와 에너지의 융합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전력망 확충 ▶재생에너지 전환 등 정부의 에너지 정책 비전을 공유했다.

17563655454744.jpg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에너지 슈퍼 위크 인 부산'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이 우수한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배터리, 전력 기계 등 글로벌 청정에너지 시장에서 기회를 확대할 수 있으며, 이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세계적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의 미쉘 바론 에너지정책총괄은 “AI와 경제 성장에 부합하는 청정에너지 확보를 위해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인증 등 제도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에너지 슈퍼위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너지장관회의ㆍ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ㆍ미션이노베이션장관회의(MI)ㆍ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를 아우르는 행사 명칭이다. 올해는 전 세계 에너지·기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에너지산업의 혁신 방향을 논의했다.

이 가운데 WCE는 '에너지 슈퍼위크'의 핵심 행사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에너지와 AI’를 주제로 41개국 정부 대표와 IEA·WB·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엔비디아·아마존웹서비스 등 글로벌 기업과 지멘스·슈나이더일렉트릭·블룸에너지 등 글로벌 청정에너지 선도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아울러 삼성전자·현대차·SK이노베이션·한화큐셀·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주요 기업을 포함해 총 541개 기업이 참여해 1720개 부스를 차렸다.

전시회에는 차세대 전력망 ‘에너지고속도로관’이 신설돼, 효성중공업·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기자재 3사가 모두 참가했다. 이곳에서는 초고압 직류송전(HVDC)·스마트그리드·에너지저장장치(ESS)·초고압 변압기 등 미래집중 기술이 공개됐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SK 등은 AI 기반 스마트홈, 전기차 충전 로봇, AI 냉장 시스템 등 첨단 혁신 모델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17563655467879.jpg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석해 참가업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시회뿐 아니라 컨퍼런스·채용설명회·청년세션·판매상담회·수출상담회 등 약 60여개 부대행사가 동시 개최됐다. 특히 28일 채용설명회에는 47개 기관이 참여해 청년들에게 글로벌 일자리와 진로 기회를 제공했으며, 기후·에너지 분야 취업준비생 0000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기후·에너지·AI를 주제로 12개 국제 컨퍼런스도 열렸다. 올해 국제기구 주관 컨퍼런스도 4개로 확대됐으며, 약 100명의 국내외 연사와 패널이 참여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27일 밤 광안리에서는 드론쇼가 열려 부산 하늘을 수놓았고, 유명 크리에이터의 에너지·AI 토크쇼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WCE는 전자브로셔와 QR코드를 적극 활용해 불필요한 인쇄물을 줄여 탄소 배출을 최소화했다. 또한, 산림탄소흡수량 상쇄권(offset credit)을 구매해 박람회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여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행사로 운영됐다. 또한 참여형 전시회 운영으로 역대 최대 참관객을 유치하면서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의 전초전 역할도 제대로 수행했다.

17563655477333.jpg

벡스코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석해 참가업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에너지 포 에이아이 엔드 에이아이 포 에너지(Energy for AI & AI for Energy)'를 주제로 기후 에너지 분야 540개의 기업이 최신기술과 제품 등을 선보인다. 2025.8.27 xxxxxxxxxxxxxxxx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번 박람회에서 한국 정부는 정책과 기술·산업·미래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에너지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이번 박람회에서 발표한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통해, 해상풍력·태양광 확대와 AI 기반 전력망 혁신, 탄소중립 경제 구조 개혁을 추진한다. 이는 지역균형 성장과 수출 산업화, 에너지 안보까지 아우르는 국가 비전이다.

이호현 산업부 2차관은 “‘에너지 슈퍼위크’를 관통하는 주제인 전력망·에너지·AI·에너지전환 등이 새 정부의 국정과제와도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과 회원국, 경제체들과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로그인후 본문의 연락처 및 추천기능 사용이 가능합니다

0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20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