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쪼그라든 근로·사업소득…서민들은 지갑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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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분을 덜어낸 올해 2분기 소비지출이 전년보다 줄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4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벌이 역시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했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 2분기(1.2%)보다 증가율이 낮다.

2020년 가격에 고정해 계산한 실질지출은 전년보다 1.2% 줄었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적인 지출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계엄 여파가 있었던 올해 1분기(-0.7%)보다 낙폭이 클 뿐 아니라,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4분기(-2.8%)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난 1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다.

소득 5분위별로는 중산층에 해당하는 3분위가 소비지출을 3.8% 줄였다. 물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얹었는데도(명목 기준)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2분기 때의 국내외 사회·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지출이 줄어든 품목은 의류·신발(-5.8%), 가정용품·가사서비스(-12.9%)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교육비는 3.2% 줄었는데 2020년 4분기(-15.8%)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다. 불황은 가계에서 웬만하면 줄이지 않는 학원 등 사교육 지출까지 영향을 미쳤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로 제자리걸음 했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매 분기 증가 추세였는데 그 흐름이 멈췄다.

항목별로는 근로소득(-0.5%)과 사업소득(-1.9%)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근로자와 자영업자 모두 손에 쥐는 돈이 실질적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특히 사업소득 감소폭은 2023년 3분기(-3.8%) 이후 가장 컸다. 통계청은 내수 부진에 따른 폐업으로 자영업자 수가 감소한 게 사업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재산소득(5.5%)과 정부의 보조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3%)은 증가했다.

분배 지표는 악화했다.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을 가구원 수로 나눠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를 구하는 5분위 배율은 5.45배로 지난해 동기(5.36배)보다 늘었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5.45배라는 뜻이다. 배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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