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괴물 신인'도 마주한 성장통 “차분하게 걸어가야죠”
-
4회 연결
본문

신인왕은 물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KT 위즈 안현민. [사진 KT 위즈]
프로야구 KT 위즈 안현민(22)은 올해 KBO리그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신인왕은 이미 수상을 예약한 거나 다름없다. 지난달까지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안현민은 28일까지 타율(0.335)과 출루율(0.444), OPS(출루율+장타율·1.010) 1위다. 특히 OPS는 10개 구단 전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1’을 넘겼다. 지난 5월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터라 홈런(18개)과 타점(66점)은 아직 상위권이 아니지만, 100경기 미만 출전한 국내 타자 중에서는 단연 1위다.
그런 안현민이 최근 성장통을 겪고 있다. ‘홈런 치는 교타자’로 스타덤에 올랐는데, 이달 들어 장타가 눈에 띄게 줄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장타율 1위 자리도 내줬다. 지난달 타율 0.441, 홈런 5개, 14타점의 맹활약으로 KBO 월간 MVP까지 수상한 뒤라 그림자가 더욱 짙다. 풀타임 시즌을 처음 치르는 선수 대부분이 한여름에 혹독한 ‘조정기’를 거친다. 안현민에게도 조금 늦게 그 고비가 찾아온 모양새다. 안현민은 “요즘 생각이 너무 많아졌고, 그래서 부침을 겪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KT는 안현민의 재도약을 확신한다. 올 시즌 안현민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스포츠투아이 기준)는 5.75로 전 구단 타자 중 2위다. 1위 송성문(키움 히어로즈·6.24), 3위 양의지(두산 베어스·5.19)와 함께 5점대 WAR을 자랑한다. 팀 전력에서 안현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올 시즌 10승(5패) 고지에 올라선 신인왕 경쟁자 송승기(LG 트윈스·2.35)에도 한참 앞선다. 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신인 때 타격 성적이 잘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조급해진다. 그러다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고 타격 자세와 밸런스도 무너질 수 있다”며 “안현민은 (조급함 없이) 차분하게 대결해 좋은 선수로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2022년 KT에 포수로 입단한 안현민은 장점인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강한 어깨를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올해 사실상의 프로 첫 시즌을 치르며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고 있다. 지난 2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1회 빨랫줄 같은 3루 송구와 7회 날카로운 우전 안타로 공수에 걸쳐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날 KT 선발투수였던 에이스 고영표는 “안현민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요즘 ‘부진하다’고 하는데, 정작 기록은 그리 나쁘지 않다”며 “이런 시기를 잘 버텨내는 것도 선수에게는 중요한 배움의 기회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면서 하루하루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안현민은 “지금 내가 겪는 모든 것이 인생 최초의 경험들이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