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 급발진 의심사망사고 '제조사 책임' 첫 인정 2심 파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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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법원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제조사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 11일 BMW 차량 급발진 의심 사망사고 유족들이 BMW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제조사 책임을 일부 인정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A(당시 66세)씨는 지난 2018년 5월 BMW 차량을 운전해 호남고속도로 논산 방향으로 가다 유성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도로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 부부 모두 숨졌다.
차량은 사고 무렵 약 300m를 시속 200㎞ 이상 속도로 주행하면서 굉음을 울렸고, 당시 차량의 비상 경고등이 작동되고 있었다.
사고 차량은 이틀 전 BMW코리아에 해당 차량 점검을 맡긴 뒤 사고 전날 정비를 마치고 돌려받은 상태였다. 유족 측은 “당시 차량이 정상적으로 운행됐고, BMW코리아 측이 차량 점검 의뢰를 받고 제대로 정비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BMW코리아 측은 “사고 무렵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은 것에 비춰 볼 때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해 밟은 것”이라고 맞섰다.
2019년 8월 1심은 자동차 결함이나 급발진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은 2020년 8월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차를 운행하던 상황에서 제조사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사고가 발생해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사고로 판단된다”며 BMW코리아가 유족 2명에게 각 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차량이 사고 장소에서 300m 이전부터 갓길로 비상 경고등이 켜진 채 고속 주행했고, 운전자에게 과속 전력이나 건강상 문제도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는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자동차 결함을 인정하고 제조사에 책임을 물은 첫 항소심 판결이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 뒤집고 자동차 결함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제조물책임법상 피해 입증 책임은 피해자에게 있는데, 유족 측이 제시한 증거로는 해당 사고에서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른바 ‘급발진 사고’ 유형에서 사고가 자동차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에서 제조업자의 배타적인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음을 증명하려면 운전자가 급가속 당시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사정, 즉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한다”며 “원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은 이 사건 사고가 매우 이례적이었음을 나타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자동차가 어느 지점부터 어떠한 경위로 급가속을 하게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며 “나아가 자동차에는 이 사건 사고 이전에 결함을 의심할 만한 전조 증상이 있었다거나 동종 차량에서 이상 증상이 발생했다는 등 이 사건 자동차 급가속의 원인으로 의심할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은 “대부분 차량의 제동등은 브레이크 페달과 연결된 스위치로 작동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제동등이 점등되고 여기에 엔진이나 브레이크 계통의 이상은 간섭할 여지가 거의 없음을 고려하면, 제동등이 점등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 사건 사고 당시 A씨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았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16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도 2016년 부산에서 트레일러 추돌로 싼타페에 타고 있던 일가족 5명 중 4명이 숨진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차량 제조사인 현대자동차 등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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