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보디가드까지 붙이는 EPL…‘맞춤제작’ 10대 선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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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구모하, 다우먼(왼쪽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리그 맞춤형’ 10대 선수 돌풍이 매섭다. 아스널의 맥스 다우먼(15)과 리버풀의 리오 은구모하(17)가 그 주인공이다. 더 타임스는 이들에 관해 “과거에도 재능있는 어린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전술 이해도가 높고, 신체적으로 탁월하며, 정신적으로 안정된 선수가 ‘설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은구모하는 지난달 26일(한국시간) 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16세 361일의 나이에 결승골을 넣으면서 133년 리버풀 역사의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 16세 선수가 결승골을 넣은 건 EPL를 통틀어서 2002년 웨인 루니(당시 에버턴)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다우먼이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팀의 5-0 대승에 힘을 보탰다. 15세 235일에 치른 다우먼의 EPL 데뷔전이었다. 고교 1학년에 해당하는 나이인데도 드리블에 능란하고 페널티박스 안에서도 과감하게 움직였다.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EPL은 지난 2012년 ‘엘리트 플레이어 퍼포먼스 플랜(EPPP)’이라는 육성제도를 도입했다. 5세 전후의 ‘프리 아카데미’에서 재능있는 ‘슛돌이’를 발굴하고, 8세 이하부터 본격적인 선별을 거쳐, 9세에 정식 아카데미에 등록한다. 이때부터 심리학자, 분석가, 영양사 등이 따라붙는다. 훈련장에는 이들을 위한 학교도 세웠다. 12세에는 일주일에 한 차례 합숙하며 축구에 좀 더 몰입한다. 첼시의 경우 연간 1250만 파운드(약 235억원)를 EPPP에 투입하는데, 리그1(3부리그) 구단의 1년 예산과 맞먹는다.

다우먼과 은구모하도 이런 제도를 통해 ‘보석’으로 가공됐다. 은구모하는 4세 때 EPL 구단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8세에 이미 여러 EPL 유소년 아카데미의 초청으로 매주 5일씩 축구를 배웠다. 당초 첼시를 선택했던 은구모하는 리버풀로 옮겨 성인 무대에 도전했다. 아버지가 7부리그 빌러리케이타운FC의 공동 구단주이자 전 코치였던 다우먼은 빌러리케이와 아스널 유스팀을 오가며 성장했다.

아스널은 미성년자인 다우먼을 위해 성인 선수와는 분리된 라커룸을 제공한다. 또 버스나 비행기로 이동할 때 보디가드를 붙인다. 보디가드는 일찍 성인 세계에 들어선 ‘소년’을 지키는 ‘형님’ 역할이다. 10대에 데뷔했다가 너무 일찍 저문 ‘꽃’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EPL의 10대 돌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맨유 아카데미의 제이제이 가브리엘(14), 최근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맨체스터시티로 이적한 케이런 카다마테리(15) 등 여러 유망주가 쑥쑥 자라고 있다. 18세에 벌써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여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라민 야말은 이들이 꿈꾸는 자신들의 ‘가까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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