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돌아온 '엄마 선수' 오사카, 세계 3위 고프 꺾고 8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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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를 꺾고 US오픈 4강에 오른 오사카. 로이터=연합뉴스

임신과 출산으로 코트를 떠났다 돌아온 여자 테니스 전 세계 1위 오사카 나오미(28·세계 23위·일본)가 4년 반 만에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르며 건재를 알렸다.

오사카는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16강전에서 세계 3위 코코 고프(21·미국)를 64분 만에 2-0(6-3 6-2)으로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2023년 US오픈과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고프는 이번 대회에서 출전한 여자 선수 '톱3'로 꼽히는 우승후보였다. 이로써 오사카는 2021년 호주오픈 이후 4년 반 만에 메이저대회 8강 무대를 밟았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고프의 패배는 대회 이변"이라면서 "(2023년 딸을 출산한) 오사카에겐 엄마가 된 뒤 거둔 가장 큰 승리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는 6년 만에 벌어진 리턴 매치였다. 오사카와 고프는 2019년 US오픈 32강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오사카는 15세 신예 고프를 2-0(6-3 6-0)으로 완파했다. 패한 뒤 분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 흘리던 어린 고프를 오사카가 위로하는 장면은 팬들이 꼽는 대회 명장면이다.

이번에도 오사카가 이겼다. 고프를 상대로 오사카는 위너 10-8, 언포스드에러 12-33, 전체 획득 포인트 55-33 등 대부분 수치에서 앞섰다. 미국 포브스는 고프를 압도한 오사카의 경기력을 가리켜 "언니(오사카)가 동생(고프)에게 한 수 가르쳤다"고 표현했다. 오사카는 고프와 상대전적도 3승3패로 균형을 맞췄다. 오사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무대에서 다시 설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 (고프가 우승한) 2023년 US오픈을 관중석에서 봤다. 당시 난 딸을 출산하고 두 달이 지난 시점이였는데, 경기를 보며 다시 한 번 US오픈에 출전하길 간절히 바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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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패한 후배 고프(오른쪽)를 격려하는 오사카. AP=연합뉴스

오사카는 US오픈과 인연이 깊다.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대회라서다. 오사카는 21세이던 2018년 US오픈에서 당시 '테니스 여제'로 군림했던 세리나 윌리엄스(44·미국·은퇴)를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어 열린 2019년 호주오픈까지 석권하며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단식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2020년 US오픈과 2021년 호주오픈까지 해마다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등 총 4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며 윌리엄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수퍼스타로 기대를 모았다.

오사카는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하락세를 탔다. 2022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를 끝으로는 아예 대회에 출전하지 않다가 2023년 7월 딸(샤이)을 낳았다. 이후 2024년 1월 코트에 복귀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메이저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제 오사카는 세 번째 US오픈 우승까지 바라본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오사카는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메이저대회 8강 진출을 달성했는데, 앞선 네 차례에선 모두 우승했다.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 미국 국적 아버지(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오사카 다마키)를 뒀다. 일본 오사카가 태어나 어머니 성을 따랐다. 일본과 미국 시민권을 모두 갖고 있다. 외모는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피부색이 짙다. 1m80㎝의 큰 키에서 나오는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전매특허다. 국적은 일본인데 외모는 흑인에 가까운 다문화 정체성을 가진 그는 흑인·아시아인 인권과 관련한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열린 대회에서 그는 마스크에 미국에서 인종 차별로 억울하게 숨진 흑인 피해자 7명의 이름을 경기마다 바꿔 새기고 나온 적 있다. 한편,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는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에게 2-0(6-3 6-1)으로 완승하고 통산 7번째 메이저 우승에 3승을 남겨뒀다. 시비옹테크는 2022년 이후 3년 만의 US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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