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빅토르 안, 돌고 돌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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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왼쪽)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빅토르 안(오른쪽 둘째) 코치와 함께 중국팀을 이끌었다. 대회 기간 김 감독은 한국에 불리한 편파판정에 침묵하고, 중국이 한국을 꺾고 금메달에 딴 데 크게 환호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

역대 올림픽 금메달만 26개로, 한국 동계스포츠의 명실상부한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서 또 잡음이 나온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반년 앞둔 지난달,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쇼트트랙 대표팀 사령탑을 교체했다. 임시 총감독에 김선태(49) 연맹 이사 겸 성남시청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한국팀을 맡아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하지만 조재범 코치 폭행 사건과 관련해 거짓 보고 및 사건 은폐 등으로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감독 선임과 관련해 빙상연맹은 “당시 사건으로 징계 받은 건 조재범 코치이고, 김 감독은 관리 소홀 책임이 주된 징계 요인”이라고 해명했다. 선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제10조 11항)에는 ‘사회적 물의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경우 ‘대표팀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기존에 대표팀을 이끌던 윤재명 감독과 김현곤 코치는 지난 5월 공금 사용 문제로 각각 자격정지 1개월과 3개월 징계를 받았다. 빙상연맹은 윤 감독과 김 코치가 네 차례 외식에 20만원대의 공금을 쓴 걸 문제 삼았다. 윤 감독은 대한체육회 재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연맹은 이번에는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소홀을 이유로 윤 감독 보직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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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왼쪽)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빅토르 안(오른쪽) 코치와 함께 중국팀을 이끌었다. [연합뉴스]

김선태 감독은 2022 베이징올림픽 당시 러시아에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40) 코치와 함께 중국팀을 이끌었다. 대회 기간 김 감독은 한국에 불리한 편파판정에 침묵하고, 중국이 한국을 꺾고 금메달에 딴 데 크게 환호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김 감독과 빙상연맹은 빅토르 안을 대표팀 코치로 영입하기 위해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지도자 정원이 4명인데 그중 2명(윤재명·김현곤)과 법적 분쟁 중이다. 추후 결원 시 지도자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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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사진 진종오 의원실]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딴 사격 선수 출신인 진종오 의원은 “쇼트트랙 지도자 선임 방식과 보직 변경에 여러 의문점이 존재한다. ‘관리 소홀 감독’(윤재명)을 몰아내고 ‘과거에 관리 소홀로 중징계 받은 감독’(김선태)을 선임하는 황당한 결정”이라며 “특히 러시아 및 중국 대표팀과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던 ‘스포츠 노마드(nomad·유목민)’ 빅토르 안 코치 선임이 현실화될 경우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대회는 성적만큼이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빙상계 인사는 “현 연맹 집행부 구성 때 힘을 썼던 이른바 ‘쇼트트랙계 대부’라는 인물이 이번 일(김 감독 선임 등)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대부분 본다”고 귀띔했다. 빙상연맹은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대표 중 최민정·김길리 등 4명이 (김 감독의) 성남시청 소속이다. 연맹 돈을 들여 김 감독을 쓰는 건 성과 극대화와 훈련 공백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문제가 있다면 국정감사 기간에 바로 잡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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