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폰세 상대로 친 홈런 잘 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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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하는 키움 송성문.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각오다. [사진 키움 히어로즈]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주전 3루수 송성문(29)은 최근 몇 차례 팬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4일 키움과 ‘6년 120억원’의 다년계약 사실을 발표하더니, 얼마 뒤에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31일에는 미국의 대형 에이전시(ISE 베이스볼)와 계약한 사실까지 밝혀 또 한 번 주목받았다.
사실 송성문은 몇 년 전까지도 MLB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그런데 지난 시즌 타율 0.340, 19홈런으로 정확도와 장타력을 동시에 뽐내더니, 올 시즌에도 ‘20(홈런)-20(도루)’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결국 해외 진출의 꿈을 품기 시작했고, 키움 구단이 그의 연말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참가를 허락했다. 빅리그 스카우트들도 그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최근 만난 송성문도 자신에게 쏠린 관심과 시선을 의식하는 눈치였다. 키움 경기를 찾는 외국인 스카우트가 많이 늘어나면서다. 송성문은 “주변의 관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해도 결과가 나쁘게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일단은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내 할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하는 키움 송성문.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의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각오다. 고봉준 기자
2015년 넥센(키움의 전신)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송성문은 팀 동료들의 MLB 진출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김하성(30·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26·LA 다저스)이 하나씩 미국으로 떠날 당시 전후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선수이기도 하다. 송성문은 “평소에는 옛 동료들과 자주 연락하는데, 최근에는 각자 상황이 달라 잘 연락하지 못했다”면서도 “지난달 중순쯤 계약한 ISE 베이스볼은 (김)하성이 형이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갈 때 도움을 준 에이전시다. 그런 점에서 내적 친밀감이 있었다. 또 화상 미팅에서 앞으로의 지원 방향을 가장 명확하게 제안해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송성문에게는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이 기간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다행인 건 스카우트의 관심이 집중된 지난달 26경기에서 타율 0.396(1위), 8홈런(4위), 22타점(5위), 28득점(1위)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게다가 MLB 11개 구단 스카우트가 모인 지난달 28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상대 에이스 코디 폰세(31)로부터 홈런을 뽑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송성문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미국행) 가능성이 조금 더 커진 것 아니겠냐”며 “팬들이 ‘30(홈런)-30(도루)’을 원하는데 지난해 ‘20(홈런)-20(도루)’을 노리다가 심리적으로 아주 힘들었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은 만큼 주어진 기회 안에서 최선을 다해 내 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김하성 애틀랜타 이적=송성문의 옛 동료인 김하성은 이날 MLB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애틀랜타로 전격 이적했다. 이적은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웨이버 공시하고, 애틀랜타가 영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8월 어깨를 수술받은 김하성은 올 시즌 부상 후유증으로 고전했다. 6월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재활경기를 소화했고, 7월 메이저리그로 올라왔지만 24경기에서 타율 0.214, 2홈런으로 부진했다. 탬파베이 구단이 홈페이지에 “김하성과의 짧고 실망스러웠던 계약 기간이 끝났다”고 짤막한 인사를 남겼을 정도다.
새로운 팀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소속으로 과거 봉중근(45)이 뛰었던 팀이다. 현재 주축 내야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신음하는 데다 전반적인 공격력도 떨어진 상태다. 부상 리스크에 적지 않은 연봉(연봉 200억원 안팎)의 김하성을 영입하게 된 배경이다. 김하성은 3일 시카고 컵스 원정부터 애틀랜타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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