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이징, 코로나 때처럼 이동 통제…열병식 2시간 지나서야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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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 둘째)이 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를 전후로 베이징은 명실상부 계엄 상태가 됐다. 지난 2일 밤 중앙일보 베이징총국 출입문에는 ‘보안 봉쇄’ 테이프가 붙었다. 3일 새벽 베이징 주요 로터리에는 정복 차림의 무장경찰, 제복 차림의 공안, 사복경찰과 차오양 군중(시민 감시자)까지 이중삼중으로 경비를 펼쳤다. 2020~2022년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던 ‘제로 코로나’ 시기로 돌아간 듯했다. 당국의 통제는 열병식 종료 후 2시간이 지나서야 풀렸다.
이날은 10년 전 열병식과 달리 시진핑 국가주석 곁에 ‘전임자’ 후진타오 전 주석이 없었다. 2015년 열병식에선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쪽에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 오른쪽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었다.
이번엔 후 전 주석 자리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지했다. CNN은 “시 주석 집권 후 국가주석을 지낸 원로 없이 열병식을 치르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현재 생존한 전직 국가주석은 후 전 주석뿐이다. 전직 지도부 중에선 원자바오 전 총리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최근 시 주석과 갈등설이 있던 군부 서열 2위인 장유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다른 정치국원과 달리 한 등급 높은 ‘은퇴한 상무위원’ 옆자리에 앉았다. 반면에 시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서열 3위)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 주석의 군 장악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새 인물도 등장했다. BBC는 “시 주석 사열 시 차량 맞은편에서 경례한 인물이 중부 전구의 한성옌 중장”이라며 “상장(대장)이 아닌 중장이 열병식을 총괄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이 사열 차량에 탔을 때, ‘VA 01945’와 ‘VA 02025’ 번호판 차량이 그의 뒤를 따랐다. ‘1945’는 중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해, ‘2025’는 전승 80주년을 뜻하며 VA는 ‘중앙군사위원회’를 나타낸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전승절 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했다고 국회의장실이 밝혔다. 우 의장은 김 위원장에게 “7년 만에 봅니다”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네”라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적대와 대결의 시대는 뒤로하자. 평화·공존의 새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우 의장에게 사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메시지가 실제로 김 위원장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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