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2000곳에 마약 은닉…베트남 연계 2030 조직 57명 검거

본문

17569632966084.jpg

마약 범죄 조직이 '던지기' 수법으로 전국 야산의 땅속, 아파트 배관 등 2000여 곳에 숨긴 마약을 대구경찰청이 3일간 대대적인 수색 끝에 수거했다. [사진 대구경찰청]

해외에서 국내로 몰래 들여온 마약을 텔레그램을 통해 전국에 퍼트린 유통조직이 9개월간에 걸친 수사 끝에 붙잡혔다.

대구경찰청 형사기동대는 4일 베트남 등 해외에서 밀수한 마약류를 텔레그램 채널 3개를 통해 전국 각지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로 A씨 등 판매 총책 6명과 국내 유통책, 운반책 등 1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마약류 구매대금 결제대행업자, 마약류 구매자 등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어 경찰이 이번 수사로 파악한 베트남 국적의 해외 밀수책 1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약 판매 총책 6명은 모두 20~30대로, 지난해 7월부터 텔레그램에 마약류 판매채널 3곳을 개설하고 광고하며 구매자에게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밀수책을 통해 외국에서 국제택배로 마약류를 밀수하고, 국내유통책과 운반책 등을 통해 야산·주택가·아파트 등에 마약을 은닉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이들 6명은 사무실 운영비용 지출 등 전반적인 관리 업무, 마약류 판매 업무, 범죄수익 현금화, 운반책 모집·관리, 밀수입 마약류 매수, 구매자 관리 등 세부적인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 구조를 갖췄다. 2교대 연중무휴로 근무하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 밀수책, 운반책, 구매자들과 오로지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붙잡힌 총책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우리는 키보드만 두드리며 영업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철저한 비대면 범죄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렇게 번 범죄수익을 주로 유흥비, 고급 외제차량, 명품시계 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17569632968278.jpg

대구경찰청에서 검거한 마약 범죄 조직의 조직도. [사진 대구경찰청]

구매자들은 판매자의 전자지갑에 가상자산을 직접 송금하거나 결제대행자에게 현금을 송금하면 결제대행자가 판매자에게 가상자산을 송금했다. 구매대금이 입금되면 마약 좌표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전달했다. 운반책들은 가족관계증명서 확인 등 신원 검증 절차를 거쳐 채용됐으며 배달부 복장 착용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됐다. 운반책은 총책들로부터 건당 1만~3만원가량의 운반비를 가상자산으로 지급받았다.

특히 결제대행자 4명은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구매자들이 무통장 입금 등으로 마약류 구매대금을 입금해주면, 수수료(3~8%)를 제외하고 가상자산으로 환전해 판매자에게 전달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1월 이들 조직의 운반책을 붙잡으면서 본격적으로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시작했다. 이후 베트남 국적의 마약류 유통책을 검거했으며 텔레그램 사(社)와의 국제공조를 통해 판매 총책 사무실을 급습해 6명을 동시에 검거할 수 있었다.

1756963297042.jpg

대구경찰청이 마약 범죄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마약류. [사진 대구경찰청]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에서 마약류 23.1㎏, 5만원권 현금다발 20억원, 10억원 상당의 명품시계 11점을 압수했다. 범죄수익 4억5000만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또 이들이 미리 마약류를 숨겨 놓은 전국 2000여 곳의 좌표를 확보해 3일에 걸친 대대적인 수색을 통해 야산과 주택가 등에 은닉된 마약류 3.5㎏을 전량 수거했다. 이들은 야산 땅속이나 아파트 배관 등에 교묘하게 마약을 숨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사에서 압수된 마약류는 필로폰 5㎏, 케타민 6.9㎏, 합성대마 13.5㎏, 대마초 1.2㎏, 엑스터시 1653정 등 26.6㎏(시가 508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A씨 등이 속한 조직으로부터 마약류를 구매한 인원이 100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유통구조의 정점에 있는 총책 일당을 검거하고 이들이 전국에 미리 은닉해 둔 마약류를 모두 수거해 온라인 마약류 유통망을 실질적으로 와해시켰다”며 “앞으로도 온라인 마약류 유통범죄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05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