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국혁신당 성비위 파문…최강욱 “개돼지” 막말에, 정청래 “진상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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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내부에서 제기된 성 비위 문제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문제를 제기한 이들을 “개돼지”라 지칭해 낳은 2차 가해 논란이 성 비위의 진위 만큼이나 커져버렸다.

강미정 혁신당 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제자리를 찾을 날을 기다렸으나,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저는 오늘(4일) 조국혁신당을 떠난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장 위원장은 9월 1일 제명됐고, 함께한 운영위원 3명은 징계를 받았다. (사건 해결에) 조력했던 비서관을 당직자가 의원실에 찾아와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며 “저 하나 정의롭게 쓰이면 족하다는 마음으로 혁신당에 입당했으나, 그 길 위에서 마주한 것은 동지라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4월 혁신당의 다른 당직자가 상급 당직자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하며 불거졌다. 강 대변인은 또 다른 피해자였다.혁신당은 6월 성폭력 가해자 2명을 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중징계했다고 밝혔다. 윤재관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가해자는 최종적으로 제명 처리가 됐고, 당으로 복귀가 불가하다”고 했다. 혁신당은 7장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한 절차를 모두 마쳤다”며 강 대변인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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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강욱 교육연수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슨

이런 와중에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인 최강욱 전 의원이 2차 가해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대전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정치아카데미 행사에서 “(성비위 사건은) 당사자 아니면 모르는 거 아니냐. 남 얘기 다 주워듣고서 지금 떠드는 것”이라며 “일단 정확하게 안 다음에 내가 판단하고 싸우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그럴 것 같아서 싸우는 건지부터 명확히 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 전 의원은 그러면서 “그다음에 무슨 판단이 있어야지, 그냥 ‘나는 누구누구가 좋은데 저 얘기하니까 저 말이 맞는 거 같아’ 이건 아니다”라며 “그건 개돼지의 생각”이라고 했다. 아울러 “솔직히 한바탕 떨어져 보는 사람으로서, 한동훈이 처남처럼 무슨 여검사 몇 명을 강간하고 이런 일이 벌어졌나요”라며 “그렇게까지 싸워야 할 문제인지, 내가 얼마큼 알고 치열하게 싸우는지를 좀 먼저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다.

최 전 의원은 혁신당을 창당한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前 대표)과 각별한 사이다. 최 전 의원과 조 원장은 서울대 법학과 동문으로, 둘 다 서울대 법대 운동권 문예지 ‘피데스’ 출신이다. 최 전 의원은 변호사 활동을 하던 2017년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활동하지 않은 조 원장 아들에게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로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의원직도 상실했다. 조 원장과 최 전 의원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사면·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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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조 원장은 사건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조계종 방문 일정에서 기자들이 “알고도 침묵했느냐” “사면 이후 입장을 안 내신 이유가 무엇이냐” 등 질문을 쏟아냈으나, 그는 “다음에 기회를 갖겠습니다”라고만 했다. 당에서는 윤재관 수석대변인이 이날 “(조 원장이) 사건 자체가 있다는 건 인지하실 수 있지만, 수감 중이었는데 사실관계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국 대표, 당신의 침묵은 방조이자 공범”이라며 “정치적 대의를 말하면서 여성 인권을 뒷전으로 미뤘다. 동지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치, 무슨 가치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 전 의원의 2차 가해 논란에 윤리감찰단 진상조사 지시를 내렸다. 민주당 공보국은 공지를 내고 “정 대표가 최강욱 교육연수원장에 대해 윤리감찰단에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 나서 판단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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