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저승사자냐"…6년 전 철거된 흉물논란의 조형물 재설치 논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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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논란으로 2019년 12월 철거된 금속 동상 '흥겨운 우리 가락'. 중앙포토
저승사자를 닮았다는 이유로 흉물 취급을 받으며 6년 전 철거됐던 세종시 조형물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 덕에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정부세종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당국은 2019년 12월 철거된 금속 동상 '흥겨운 우리 가락'을 다시 외부에 설치하는 방안을 실무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다. 이 동상은 2014년 12월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 앞에 설치됐던 것으로,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 전통 춤사위를 펼치면서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형상을 표현했다.
하지만 전통 무용의 아름다움을 알린다는 취지와 달리 차가운 금속 재질에 갓을 착용한 모습과 기괴한 표정이 어우러져 저승사자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어둡거나 날씨가 궂을 때 조명을 켜면 "섬뜩하다" "지나가다 놀랐다"는 시민들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공모를 통해 11억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 6개 중 하나로 알려지면서 '혈세 낭비' 논란도 일었다.

금속 동상 '흥겨운 우리 가락'. 연합뉴스
결국 동상은 설치 몇 달 후 100여m 떨어진 소방청 청사 주변으로 옮겨졌지만 이후에도 "재난 대응 부처 옆에 저승사자를 떠올리는 동상이 버티고 선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설치 5년 만에 완전히 철거됐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동상은 현재 정부세종청사 지하주차장에 임시 보관돼 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케데헌' 열풍이 불면서 여론에 반전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영화 속 캐릭터인 '사자 보이즈'와 이 조형물의 모습이 비슷하다며 "세종시 저승사자 동상도 창고에서 다시 꺼낼 때" "'혼문(魂門)'에 봉인된 세종시 저승사자 근황" 등 재설치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 측은 이 동상의 재설치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과거 부정적 여론으로 철거됐던 만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조형물이 다시 세워질 경우 장소는 문화예술진흥법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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