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현대차-LG 배터리 공장서 한국인 30여 명 체포…ICE ‘비자 위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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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출장자 30여 명이 미 이민당국에 체포됐다.
5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엘라벨 지역에 위치한 배터리 합작사(HL-GA Battery Company) 건설 현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체포 대상은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소속 팀장급 이상 직원들로, B1(비즈니스) 혹은 ESTA(전자여행허가) 비자를 발급받고 현장에 출장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식적으로는 ‘출장자’ 신분이었지만, 실제로는 공장 초기 설비 설치와 생산 준비 업무에 직접 관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단속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이민세관국(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뱃지 사진.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ICE와 HSI는 수색 과정에서 공사장 인근에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이 있다는 첩보에 따라 단속을 벌이던 중, 비자 목적에 어긋나는 활동을 하던 한국인 출장자들을 발견해 함께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당국의 조사를 돕기 위해 현재 공사를 중단한 상태이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인원 수나 구금 여부 등에 대해서는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인 30여 명이 체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영사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ICE의 한국인 체포는 2020년 SK온의 조지아 공장 체포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한국 기업의 직원들이 비자 발급을 빠르게 받기 어려워 우선 ESTA 비자로 출장을 갔다가 불법 취업자로 몰리고 있다. 당시에도 ICE는 ESTA 비자로 입국한 한국인 근로자 13명을 불법 취업 혐의로 체포했고, 공항에서는 추가로 33명의 한국인 입국이 거부되며 강제 송환되기도 했다.
당시 공화당 소속 더그 콜린스 하원의원(조지아주)은 “한국 기업들이 지역 주민 대신 자국민을 불법 고용하고 있다”며 ICE와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전면 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SK는 이후 현장 근로자의 신원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현지 고용 확대 방안을 마련하며 사태 수습에 나선 바 있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사진 현대차그룹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현지에서 취업 비자(H 비자 등)를 발급받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일부 기업이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ESTA나 B1 등으로 출장자를 급하게 투입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비자 목적에 맞지 않는 활동 여부가 단속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부 간 조율과 제도 재정비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재출범 이후 불법 이민 단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ICE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200일간 체포된 불법 이민자는 약 35만9000명, 이 가운데 약 33만2000명이 추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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