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개혁, 정치적 피켓으로 전락"…법률학회서 우려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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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사법학회 등 국내 형사법 5개 학회가 개최한 현안 토론회에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학계 우려가 쏟아졌다. 뉴스1

“당장 검찰의 조직적 해체와 이름 지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형사법학회 등 국내 형사법 5개 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5일 긴급 현안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됐다. 김봉수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회의 발제를 통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될 경우) 수사권 남용의 주체가 검찰에서 경찰로 바뀐 불편한 현실을 목도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검찰개혁의 가장 큰 문제로 개혁안 자체가 정치적으로 변질됐다는 점을 꼽았다. “검찰개혁 법률안은 정치적 피켓으로 전락했다. 국민 관점에서 (개혁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이고 손해나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설명이 충분히 제공돼야 한다”면서다. 민주당발 검찰 개혁은 수사와 기소 시스템을 개선해 보다 나은 형사사법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아닌 어떤 형태로든 검찰 조직을 해체하는 데 매몰돼 있다는 의미다.

박성민 경상대 교수 역시 “2000년대 이후 수사권 조정의 동력은 정치권력의 의지였으며 현재는 검찰수사에 대한 정치권 입장과 편향적 해석이 뒤섞여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교수는 검찰개혁안 중 수사기관 조정·통제를 위한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국수위는) 판단과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수사구조가 ‘위원회에 의한 통제’가 아닌 ‘위원회를 통한 정치’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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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이달 25일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뉴스1

"수사-기소 분리 능사 아냐"

판사 출신 홍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검찰개혁의 대전제에 대해 “지나치게 인위적”이라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검사가 경찰 유죄 의견의 정박 효과를 극복할 수 없게 제도가 구축된다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수사권자의 뜻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수사와 기소가 융합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이유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기 위해 보완수사권 역시 폐지하는 방안에 대해선 “보완수사가 이뤄지면 유죄가 선고될 수 있는 사건에 대하여도 검찰과 법원이 눈을 감고 불기소, 무죄 판단을 하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김재윤 건국대 교수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경우 이를 매개로 중대범죄에 대해 수사 노하우와 전문 검찰수사관을 앞세워 직접 보완수사를 할 것”이라며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경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 취지에 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학회 회원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른바 ‘검찰개혁 4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의 절반인 55명(50%)은 수사 전문성·효율성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로 검찰청 폐지 및 중수청 설치에 반대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선 응답자의 7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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