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7년 공들인 ‘K-공예 붐’…공예 작가 1300명 몰린 청주공예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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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청주시

72개국 공예 작가 참가…역대 최대 규모 

지구촌 최대 공예 축제인 청주공예비엔날레가 6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지난 4일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 야외광장에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개막식을 열고, 오는 11월 2일까지 본전시와 특별전, 국제공예포럼 등을 잇달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세계 최초 공예 분야 전문 비엔날레인 이 행사는 1999년 첫선을 보인 뒤 올해 14번째를 맞았다. 매회 60여 개국 작가가 공예 작품을 출품하며, 30만명 정도가 전시장을 찾는다. 세계 각국의 도자·목공·금속·유리·종이로 만든 공예작품을 볼 수 있다.

올해 비엔날레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72개국 출신의 공예작가 1300여 명이 ‘세상 짓기 Re_Crafting Tomorrow’를 주제로 작품 2500여 점을 준비했다. 강재영 예술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미술·디자인·건축을 아우르는 보편 문명으로써 공예, 인간과 자연·사물을 아우르는 공예의 가치 등을 조망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이 현대 공예의 풍부한 맥락과 문화적 깊이를 느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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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충북 청주시 문화제조창에서 청주공예비엔날레 개장식이 열렸다. 사진 청주시

담배공장서 '공예 한류' 거점으로

주 전시장이 들어선 문화제초창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이곳은 원래 담배공장이었다. 1946년 경성전매국 청주 연초공장으로 출발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던 건물이었으나, 2004년 가동을 중단했다. 도심 속 흉물이 될 뻔한 옛 연초제조창은 청주시가 건물을 매입한 뒤 비엔날레 전시장 등 문화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본전시를 비롯한 초대국가전(태국), 청주국제공예공모전 작품은 문화제조창 본관 3층에서 볼 수 있다. 본전시 주제인 ‘세상짓기’는 디지털 테크놀러지 발전과 신자유주의 확산, 양극화된 소비 패턴 등 변화된 일상에서 공예 가능성·정체성을 살펴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조직위 측은 “단순 창작 행위에서부터 탐미주의와 집단 무의식과 문화, 공동체의 삶을 반영한 공예의 모습을 두루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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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림회가 청주공예비엔날레 행사장에 전시한 경북 의성 고운사의 잔해. 사진 청주시

'세상짓기' 주제…고운사 잔해·한지 작품 등 전시

도자기를 새롭게 결합해 입체적인 구조체를 완성한 윤상현 작가(한국)를 비롯해 종이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한 압델니세르 이브라힘(이집트), 전쟁의 폭력성을 화려한 수공예로 전환해 치유에 대한 서사를 구축해온 카티야트라불시(레바논)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홍익대 동문회인 홍림회는 지난 3월 산불로 잿더미가 된 경북 의성의 1000년 고찰 고운사에서 가져온 잔해를 전시장으로 옮겨왔다. 이들은 경북 의성 산불 당시 불에 탄 나무를 활용해 다양한 모양의 지팡이를 만들어 전시한다. 홍림회장인 오준식 작가는 “최근 기상이변으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며 “숯 공장으로 보내지는 산불 피해목을 가치 있게 쓰고 싶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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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전시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작품. 사진 청주시

이범석 시장 “27년 내공 보여줄 것”

본전시 외에도 현대자동차의 신규 프로젝트로 국내외 예술 기관들이 상호 협력해 공동 전시를 선보이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와 태국 작가들이 참여한 초대국가전, 청주국제공예공모전 대상작으로 선정된 이시평 작가 작품 등이 마련됐다.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도 특별전에 참여해 100m에 달하는 대형 한지 작품을 선보인다. 비엔날레 기간 중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성파 스님의 작품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다.

조직위원장인 이범석 청주시장은 “27년 역사를 쌓아온 청주공예비엔날레는 K-공예의 대명사이자, 살아 숨 쉬는 세계 공예의 역사”라며 “세계 최정상급 수준의 작품을 통해 공예 도시 청주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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