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영업자 금융채무 불이행자 16만명… 60대 1인당 빚은 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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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5일 서울 한 건물 상가에 임대 광고가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영업자 중 석 달 이상 ‘빚을 못 갚은’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16만 명을 넘어섰다. 4년 반 사이 3배 이상 급증했다.
7일 나이스평가정보가 박성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16만1198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말(5만1045명)과 비교하면 3.2배 불어났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3개월 이상 대출 원리금을 연체해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대출자로, 과거엔 신용불량자로 불렸다.
고금리 부메랑을 맞은 ‘코로나 대출’ 청구서가 쌓인 영향이 크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유행) 기간 싼 금리에 빚내서 버티던 자영업자들이 대출 금리가 오르자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020년 말 연 2.89%에서 2022년 11월 5.93%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지난 7월 연 4.08%까지 내려왔지만, 코로나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가장 큰 문제는 노후를 준비해야 할 60대 이상 개인사업자가 ‘빚의 늪’에 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를 연령대로 살펴보면 60대 이상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3만5755명으로 2020년 말(7191명)보다 5배 증가했다. 뒤를 이어 4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7월 말 4만7419명으로 4년 반사이 3.1배 늘었다. 나머지 연령대도 같은 기간 2.7배 이상 불어났다.
60대 이상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2억9800만원으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은퇴 후 퇴직금으로 자영업에 나섰다가 빚을 갚지 못하는 60대 이상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자영업자의 금융 부채가 금융 자산을 초과하고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 부담도 높다”고 진단했다.
박성훈 의원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연체 급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반에 울리는 심각한 경고 신호”라며 “실효성 있는 맞춤형 채무조정과 재기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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