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장만 늘어난 대기업…55세 이상 6배 늘때, 청년 고용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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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하반기 채용박람회에서 학생들이 기업체 담당자들과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년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비중이 급증하면서 청년층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55~59세) 고용은 2004년 4만2000명에서 지난해 24만7000명으로 492.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청년(23~27세) 고용은 19만6000명에서 19만3000명으로 오히려 1.8% 줄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비중은 2004년 2.9%에서 지난해 9.3%로 상승, 청년 비중(13.7→7.3%)을 역전했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에서는 고령화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은 2004년 2만5000명에서 지난해 21만6000명으로 777%나 증가했지만, 청년 고용은 12만3000명에서 12만1000명으로 1.8% 감소했다. 고령자 비중이 2.7%에서 10.7%로 상승할 동안 청년 비중은 13.6%에서 6%로 하락했다.
대기업 정규직의 높은 진입장벽은 근속연수에서도 나타났다.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2004년 10.4년에서 지난해 12.14년으로 길어졌지만, 신규 채용률(근속 1년 미만자 비중)은 9.6%에서 6.5%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대기업 정규직 부문의 유입과 유출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의미로 20여년 간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임금근로자 중 대기업 정규직은 264만3000명으로 11.9%였고,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은 1950만1000명으로 88.1%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의 2004년 월 임금은 143만원으로 대기업 정규직(252만원)의 56.8%였는데, 지난해에는 월 임금이 288만원을 기록해 대기업 정규직(497만원)의 57.9%였다. 보고서는 20여년 간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의 월 임금이 대기업 정규직 대비 50% 중후반대에서 정체되며 상당한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약 12%의 대기업 정규직과 88%의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우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청년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기업에는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며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 정규직 내 청년 고용 위축 현상은 정년 60세 법제화로 세대 간 일자리 경합이 더욱 치열해진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은 대기업 정규직은 유연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은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은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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