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극한 정체' 부른 서부간선도로 평면화…서울시 결국 잠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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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서울 서부간선도로 오목교 지하차도(일직 방향)의 차량 통행이 중단되자 주변 도로가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극한 정체’를 부른 서부간선도로 일반 도로화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자동차 전용도로인 서부간선도로를 일반 도로화하는 대신 기존 도로를 넓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면 수정한다고 8일 밝혔다. 도로로 끊긴 마을은 보행육교나 덮개공원 등으로 잇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1988년 개통한 서부간선도로는 영등포구 성산대교 남단부터 금천구 금천IC까지 10.6㎞를 잇는 왕복 4~6차로 도로다. 서울 서남권의 핵심 도로이나 “상습 정체도로”로 불린다. 양천구 목동 등 인구 밀집 지역을 통과하는 데다 일자리가 몰린 가산디지털단지 등으로 향하는 차량이 뒤엉키면서다. 통행량은 하루 평균 차량 10만8000대가량이다. 우회도로 역할을 해야 할 서울광명고속도로는 아직도 공사 중이다.

서부간선도로 내 오목교(동측) 지하차도(성산대교→일직 방향) 차량 통행 중단 모습. 뉴스1
사정이 이런데도 지난 6월부터 서부간선도로를 신호등과 횡단보도가 설치된 일반 도로로 바꾸는 사업이 시작됐다. 2013년 기획된 이 사업은 서부간선도로로 끊긴 마을을 다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서부간선도로 내 지하차도를 없애는 평면화 공사를 위해 오목교(동쪽) 지하차도(성산대교→일직 방향) 차량 통행을 우선 중단시키자 ‘극한 정체’를 불러왔다.
서울시에 항의 민원 접수가 잇따랐고, 급기야 지난달 29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협박 글까지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일도 있었다. 결국 사업은 전면 수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뒤늦게 “당초 보행 친화와 녹지 확충을 취지로 사업이 시작됐으나 현 교통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서울시는 상습 정체를 완화하려 도로 중앙분리대를 철거한 뒤 1개 차로를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차로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에 따라 가변차로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당초 설치 예정이었던 신호등과 교차로는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오목교 교차로 평면화 공사는 즉시 중단한다. “지하차도를 원상 복구해 도로 본래 기능을 회복하겠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복구 작업은 다음 달 추석 명절 전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는 서부간선도로로 인해 단절된 생활권을 연결하려 보행육교 설치나 도로 상부를 활용한 덮개공원 조성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대체 도로인 서울광명고속도로 개통 이후 교통량이 분산되면, 교통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서부간선도로의 일반도로화 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도로 이용자와 인근 주민 모두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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