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故 이용일 사무총장 주례로 모셨던 이만수 감독 “프로야구의 위대한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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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10월 16일 당시 삼성 선수로 뛰던 이만수(왼쪽)의 결혼식 사진. 이용일 KBO 사무총장(가운데)이 주례를 맡았다. 중앙포토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의 산파 노릇을 했던 이용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초대 사무총장이 지난 7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1931년생으로 경동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온 고인은 1981년 전두환 신군부의 요청을 받아 서울대 상대 동문인 이호헌 KBO 초대 사무차장(2012년 작고)과 함께 프로야구 태동을 주도했다. 당시 이상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박영길 롯데 실업야구단 감독 그리고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장훈 등과 머리를 맞대 초안을 짰고, 고교야구의 성공 요인을 바탕삼아 지역 기반의 연고지 체제를 골자로 6개 구단 체제의 프로야구 청사진을 그렸다. 이는 지금의 10개 구단이 이루는 KBO리그의 출발점이 됐다.
경성고무 창업주인 이만수 사장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한국 야구를 위해 생업까지 뒤로 제쳤다는 평가를 듣는다. KBO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뒤 본인이 창설을 주도한 쌍방울 레이더스의 구단주 대행을 1997년부터 3년간 맡았고, 2011년에는 KBO 총재 대행도 잠시 역임했다. 이후 현장을 떠난 이 전 사무총장은 서울 성북구 돈암동 자택에서 지내왔고, 최근 노환으로 두 달간 병원에서 투병하다가 7일 눈을 감았다.
고인의 부고가 알려지자 야구계도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KBO는 8일 “전북야구협회장과 대한야구협회 전무이사 그리고 KBO 사무총장과 총재 대행을 역임하면서 한국 야구의 발전을 이끈 고인의 공로를 기려 장례를 첫 KBO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1981년 12월 12일 열린 프로야구 창립총회에서 KBO 초대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이용일(오른쪽). 중앙포토
고인과 애틋한 추억이 있는 야구인들의 애도도 이어졌다. 프로야구 원년 스타이자 SK 와이번스 감독 등을 지낸 이만수(67)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8일 통화에서 “이용일 전 사무총장님과는 오랜 인연이 있다. 1982년 10월 결혼식 주례를 고인께서 봐주셨다. 당시 야구계의 큰 어른이셔서 내가 직접 부탁했던 기억이 있다. 또, 고인의 부친 성함이 공교롭게도 나와 같아서 사이가 더욱 각별했다”고 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임에도 고인께선 프로야구 출범을 위해 백방으로 애쓰셨다.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BO리그의 위대한 일꾼이셨다”면서 “먼 곳에서도 그토록 좋아하신 야구를 마음껏 보셨으면 좋겠다. 우리 후배들은 이런 선배들의 노고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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