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북한 황강댐 또 예고없이 방류…올 여름 잇단 방류로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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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예고 없는 방류가 올해 여름 들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접경지역 임진강 일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임진강은 유역의 약 60%가 북한에 속해 있고 나머지는 남한에 속하며, 강물은 필승교를 거쳐 남한의 연천·파주로 흘러 내려온다.

8일 한강홍수통제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20분 경기 연천군 최북단인 임진강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필승교 수위가 하천 행락객 대피 기준인 1m를 넘어섰다. 필승교 수위는 이후 지속해서 상승해 이날 오전 11시10분 1.42m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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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필승교 수위가 1m를 넘어서자 경기도는 임진강 강가 행락객 등에게 대피 사이렌을 방송하고 지역주민에게 강가에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6일 위성영상을 통해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물을 방류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필승교 수위가 1m를 넘어서면 하천 행락객 대피, 2m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12m는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가 각각 발령된다.

시민단체 “북한 황강댐 예고 없는 방류 즉각 중단하라”

이와 관련,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는 8일 성명서를 내고 “북한 황강댐의 예고 없는 기습 방류로 인해 남측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규탄한다”며 “북한 측은 남북이 2009년 ‘임진강 수해 방지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한 내용을 즉시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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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식 시민단체 활빈단 대표가 지난해 7월 사전통보 없는 북한 황강댐의 방류에 대해 북한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활빈단

10여년 전 조성된 북한 황강댐은 우리 측 대응 댐인 연천 군남댐(군남홍수조절댐, 총저수량 7100만t)의 5배 규모다. 황강댐과 군남댐 간 거리는 56.2㎞에 불과하다. 군사분계선 북쪽 42.3㎞ 거리에 있는 황강댐에서 1초당 500t의 물을 내보내면 남측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까지 9시간 정도면 도달한다. 이런 까닭에 북한 측이 군남댐 상황을 봐가며 수문을 개방하거나 방류 정보를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해줘야 수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앞서 통일부는 북한이 지난 6월 25일과 7월 18일 등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을 우리 측에 통보 없이 두 차례 방류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지난 7월 22일 밝힌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북측의 방류 동향을 주시하며 집중호우로 인해 접경지역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당시 방류량이 많지 않아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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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지난 7월 16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 유역의 군남댐, 필승교 등을 찾아 수해 방지 상황을 점검했다. 연합뉴스

이 방류는 정부가 지난 6월 27일 통일부 부대변인 정례브리핑에 이어 7월 16일 통일부 차관의 임진강 현장 방문을 통해 인도적 차원에서 댐 방류 사전 통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다.

남북은 2009년 10월 14일 ‘임진강 수해 방지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는 2010년까지 지켜지다가 2011년 이후 거의 무시되고 있다. 정부가 매년 사전 통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황강댐의 예고 없는 방류로 인한 피해가 작지 않았다. 남측 임진강 상류의 군남댐 준공(2011년 6월) 전인 2009년 9월 6일 황강댐 방류로 연천 임진강변에서 야영객 6명이 숨졌다. 군남댐 준공 이후에도 연천과 파주 임진강 일대에서 주택·농경지 침수, 어선 및 어구 유실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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