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가 US오픈 테니스 대회 결승에서 얀니크 신네르를 꺾고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그는 3년 만에 이 대회 챔피언에 복귀하면서 메이저 6승을 달성했다. [AP=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22·세계 2위·스페인)가 올해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에서 라이벌 얀니크 신네르(24·1위·이탈리아)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신네르를 3-1(6-2, 3-6, 6-1, 6-4)로 물리쳤다. 2022년 이 대회 우승자 알카라스는 3년 만에 챔피언에 복귀했다.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도 6회로 늘렸다. 더불어 우승 상금 500만 달러(약 70억원)도 챙겼다.

알카라스는 이번 우승으로 9일 남자프로테니스(ATP)가 발표하는 세계 랭킹에서 2년여 만에 1위를 되찾게 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세계 1위에 올랐던 건 2023년 8월이다. 대회 2연패와 메이저 5승 달성이 좌절된 데 신네르는 2024년 6월부터 지켜온 세계 1위 자리까지 내주게 됐다.

세계 남자 테니스는 ‘알카라스-신네르’의 양강체제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2003년생 알카라스와 2001년생 신네르가 이제 막 전성기를 맞고 있어 당분간 이들의 대항마가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지난해와 올해 8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4승씩 나눠 가졌다. 2년에 걸쳐 모든 메이저 대회를 우승을 두 선수가 나누어 가진 사례는 2006~07년의 라파엘 나달(39·2회 우승·스페인)과 로저 페더러(44·6회 우승·스위스·이상 은퇴) 이후 처음이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오른쪽)와 얀니크 신네르. [AP=연합뉴스]

두 사람 간 맞대결에선 알카라스가 10승5패로 상대전적에서 한참 앞선다. 알카라스에 막혀 이번에 준우승했지만 신네르의 경우 어떤 상대를 만나든지 기복 없이 경기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는 올해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빠짐 없이 결승에 오르는 꾸준함을 보여줬다. 이제 누가 먼저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우승)을 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알카라스의 경우 호주오픈 하나만 남았다. 호주오픈은 내년 1월이다. 신네르는 내년 5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면 된다. 호주오픈은 알카라스가 이번에 우승한 US오픈과 같은 하드코트 대회다.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는 스포츠맨십 덕분에 더욱 빛난다. 알카라스는 “신네르가 올 시즌 이룬 업적은 대단하다. 그를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났다”고 치켜세웠다. 신네르는 “알카라스가 나보다 훨씬 잘했다”고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노장’ 노바크 조코비치(38·7위·세르비아)가 메이저대회에서 25번째 우승을 달성할지도 관심사다. 메이저 24승의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알카라스에 졌다. 조코비치는 여자 테니스의 전설 마거릿 코트(83·호주)와 메이저 최다승 공동 1위다. 조코비치는 일단 도전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그는 “다시 결승에 올라 우승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장을 찾아 결승전을 관전했다. 이에 따른 보안·검색 강화로 경기가 45분 지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