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 대통령, 미 구금사태에 “부당한 침해 재발하지 않길”
-
4회 연결
본문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왼쪽 둘째)와 외교부 관계자들이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나서고 있다. 이곳에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300여 명이 수감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구금된 사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국민과 기업의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0일(현지시간) 전세기를 띄워 국민 전원을 ‘자진 출국’ 방식으로 데려오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우리 국민이 조만간 귀국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지아 구금 사태 발생 닷새 만에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힌 이 대통령은 미국의 조치를 ‘부당한 침해’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항공업계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르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B747-8i 전세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구금된 300여 명이 한번에 탑승할 수 있는 대형 여객기다. 소수의 일본인, 중국인 노동자도 이번에 함께 구금됐는데 이들도 전세기에 탑승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전세기가 예정대로 10일(현지시간) 오후 애틀랜타에서 출발한다면 11일 오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2012년부터 추진해 온 한국인 전문 인력 대상 취업비자인 E-4 비자 신설과 미국의 기존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관련 한국인 쿼터 신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실과 백악관에서 필요하면 워킹그룹을 만들어 단기 해법을 찾아야 하고 장기적으로 입법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날 밤 워싱턴에 도착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부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남은 행정 절차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외교가에선 이번 사태가 정부의 설명대로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방식으로 마무리되더라도 향후 미국 재입국 시 불이익은 불가피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단기 상용(B1)의 경우 현장 교육 등을 위한 사유를 일정 부분 소명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오지만, 주로 미국으로 짧은 여행을 갈 때 온라인으로 발급받는 전자여행허가제(ESTA)의 경우 구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조현 장관도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자진 출국은 불법 상태를 인정하고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불법인가 아닌가는 법원에서 엄격히 다퉈 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한·미 간 협의에 의해 그런 방향(자진 출국)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미국 국토안보부(DHS)의 크리스티 놈 장관이 8일(현지시간) 구금된 한국인들에 대해 “추방될(deported)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