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리천장’ 흔들?… 대기업 여성임원 비중 첫 8%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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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여성노동연대회의 등 여성·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서 세계 여성의 날을 나흘 앞두고 성평등사회 조성을 촉구하며 유리천장 깨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뉴스1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여성 임원 비중이 사상 처음 8%를 넘어섰다. 남녀 임금 격차 역시 완화됐다.

리더스인덱스가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과 함께 조사해 10일 발표한 ‘2025년 다양성 지수’에 따르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76개 기업의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상승했다. 다양성 지수는 고용·근속·급여·임원·등기임원·고위임원 등 6개 항목을 종합해 산출하며, 올해는 남성 임원 대비 여성 임원이 다양한 직무에 배치됐는지를 살펴보는 ‘여성 직무 영향도’ 항목이 새롭게 포함됐다.

여성 임원 비중은 2022년 6.8%, 2023년 7.9%에 이어 지난해 8.8%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조사 시작 이래 처음으로 8%대를 돌파했다. 여성 임원 수는 1221명으로 전년보다 108명(9.7%) 늘었지만, 남성 임원은 1만3889명으로 196명(1.4%) 줄었다. 등기임원에서도 지난해 여성은 344명으로 전년보다 16.6% 늘어났다. 남성은 2344명으로 1.5% 증가에 그쳤다. 다만 리더스인덱스 측은 “여성 사외이사 증가에 따른 착시효과가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고위 임원급에서도 여성 진출이 두드러졌다. 전무 이상 고위 임원은 남성이 3464명에서 3510명으로 1.3% 증가한 데 그친 반면, 여성은 184명에서 209명으로 13.6% 급증했다. 근속연수 격차도 좁혀져 남녀 비율이 77.9%로 개선됐다. 남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11.6년에서 11.4년으로 줄었지만 여성은 8.8년에서 8.9년으로 늘어난 결과다.

임금 격차 축소는 더욱 뚜렷하다. 2023년 여성 평균 급여는 6960만원으로 남성의 68.5%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여성 임금은 7880만원, 남성은 1억1110만원으로 조사돼 격차가 71%까지 줄었다. 다양성 지수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여성 임금 수준이 남성 대비 70%선을 넘어선 것이다.

여성 고용 비중도 소폭 상승했다. 2023년 35.4%에서 지난해 35.6%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남성 근로자가 2만6402명 줄고 여성 근로자도 8250명 감소했으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전체 비율은 개선됐다.

업종별 지수는 제약, 은행, 통신, 서비스, 생활용품 순으로 높았다. 반대로 흔히 ‘남초 직장’으로 분류되는 건설, 조선·기계·설비, 에너지, 자동차 부품 업종은 여전히 낮았다. 다만 전통적으로 점수가 낮았던 석유화학(+3.2점)과 철강(+2.4점) 업종은 개선세를 보였다. 생활용품(-3.5점), 이차전지(-2.9점), 조선·기계·설비(-1.1점), IT·전기전자(-1.1점) 등 일부 업종은 오히려 하락했다.

올해 다양성 지수 우수기업으로는 매일유업, 영원무역, 삼성물산, 애경케미칼, SK이노베이션, 유한양행, 크래프톤, SC제일은행, NH투자증권, 현대자동차 등 10개사가 선정됐다.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하다고 지적받던 현대차는 등기임원 항목에서, SK이노베이션은 근속연수와 급여 부문에서 특히 개선세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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