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살률 5년 내 절반으로"…서울교육청, 모든 학교에 상담교사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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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학생 마음건강 증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지난 3월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 재학하던 A양은 수차례 자살 시도와 자해 끝에 의사로부터 긴급 입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모는 급히 입원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받아주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 청소년이라 관리가 까다롭고 물리적인 치료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학교 상담교사를 통해 상황을 파악한 서울교육청 서부교육지원청은 청소년 보호병동이 있는 수도권 병원을 직접 수소문해 입원을 도왔다. 3주간 입원 치료를 받은 A양은 이제 취업 준비를 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인 10일, 서울시교육청은 A양처럼 위기에 놓인 청소년의 마음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 계획을 내놨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획을 밝히면서 "코로나 19 이후 학생들의 마음지표가 악화됐고, 전문가 도움이 시급한 학생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며 "학생 자살률을 향후 5년 이내 절반으로 낮추기 위해 관계 부처가 방안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서울 학생 수는 전년보다 111%, 코로나 19 유행 초기인 2020년에 비해 182% 늘었다. 자살시도·자해 학생 수도 전년 대비 113%, 2020년에 비해선 10배 이상(1066%) 급증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메시지에 상처를 받고 또래의 자해를 모방하는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9월 완공될 '마음치유학교'를 통해 심리·정서 위기 학생에게 치료와 학습을 병행해 이들의 학교 복귀를 도울 계획이다. 대안교육위탁교육 기관으로 운영되는 마음치유학교는 최대 45명을 수용할 수 있다.

아울러 서울의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할 예정이다. 그간 상담교사는 중·고교에 주로 근무했지만, 최근 위기 학생이 늘고 있는 초등학교에도 확대 배치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매년 50명 이상의 상담교사를 새로 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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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또한 학생이 언제 어디서나 도움을 요청하는 '서울학생통합콜센터'를 운영한다. 기존 콜센터는 관리 부처가 다양하고 대상이 성인과 겹쳐 있어 학교에서 바로 대응하기가 어려웠던 기존 콜센터와 달리 새로 발족하는 통합콜센터는 24시간 운영하고, 학생과 교육지원청을 연결시켜주는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현장 대응력도 강화한다. 위기 신호가 접수되면 ‘48시간 내 첫 개입’을 최소 기준으로 삼되, 긴급 상황엔 112·119에 즉각 출동을 요청하거나 응급구조단을 1시간 이내 보낸다. 또한 위기 예방, 사후 관리를 위해 11개 지원청과 거점병원을 1대 1로 연결하고 정신건강 전문가와 학교를 촘촘하게 연결하게 할 계획이다.

자살시도·자해 학생의 치료비도 최대 270만원까지 지원한다. 정근식 교육감은 “학교–교육지원청–지역이 한 팀으로 움직이는 통합 지원체계를 통해 교실에서 시작되는 작은 자살 경고 신호를 잡아 48시간 안에 도움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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