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쟁 다시 없도록”…퇴임 전 ‘전후 80년 견해’ 내놓겠다는 日 이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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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퇴임 전 자신의 생각을 담은 전후 80년 견해 발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새 총리가 국회에서 지명될 전망인 가운데 이시바 총리의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를 위한 작업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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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긴급 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전쟁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전쟁 검증을 포함한 메시지 발표를 위한 조정에 들어갔다. 내용이나 발표 방법 등을 포함해 전문가 의견 청취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전후 80년인 올해 총리 담화 발표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자민당 보수파(옛 아베파)를 중심으로 한 반발로 각의(국무회의) 결정이 필요한 담화는 수포로 돌아갔다. 최근 이시바 총리가 의욕을 보이는 것은 총리 개인의 생각을 담은 견해다. 그는 전후 80년 견해에서 ‘미래 지향적 메시지’를 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마이니치는 이시바 총리가 이달 23일 시작되는 유엔 총회 참석에 맞춰 견해를 발표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보류했다고 전했다. 전후 80년 메시지가 일본 국민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일본 총리들은 1995년부터 10년 간격으로 8월 15일 종전일(패전일)에 맞춰 담화를 발표해왔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는 50년 담화를 통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뜻을 표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도 2005년에 60년 담화를 내놓은 바 있다. 10년 간격으로 나왔던 총리 담화는 2015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절 변화를 맞이한다. 아베 전 총리는 70년 담화에서 과거형 사과와 함께 “후손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남겨선 안 된다”고 했다. 더 이상의 총리 담화도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은 이시바 총리에겐 장벽이 됐다. 담화 발표를 하지 못하게 된 그는 올해 추도식에서 그는 아베 정권 이래 13년간 사라졌던 ‘반성’이란 단어를 꺼내기도 했다.

자민당 내 야당 역할을 자처해온 이시바 총리가 전후 80년 견해 발표에 의욕을 보이는 데엔 평소 본인의 소신이 작용했다. 온건한 역사 인식을 보유한 그가 이번 견해 발표를 ‘유언’처럼 생각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전후 80주년 견해 표명에 대해 최근까지 “지금까지의 총리 담화 축적을 감안하면서 적절히 판단하겠다. 전쟁의 기억을 잊지 않고, 또 전쟁을 두 번 다시 일으키지 않겠다는 관점이 중요하다”는 답변을 해왔다.

한편 이시바 총리의 퇴임 선언으로 자민당은 다음 달 4일 새 총재 선거에 들어간다. 일본의 새 총리는 이후 이어질 임시국회를 거쳐 지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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