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외서도 찾는 목공예품·호미…백년소상공인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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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소상공인’으로 뽑힌 김규영 목공예 명장. [사진 중기부]

김규영(66) 목공예 명장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건축가로부터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새로 짓는 사찰의 목공예품 전부를 제작해달라”는 의뢰였다. 수주 규모가 수십억 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김 명장은 아쉽게도 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납기일을 맞추려면 여러 명의 목공예 관련 기술자가 필요한데, 일손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 명장은 “요즘 해외에서도 수준 높은 한국 목공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도 “수요를 따라갈 수 있는 인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K컬처가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끄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 분야 소상공인들의 솜씨도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일이 손으로 만드는 목공예품과 호미·낫과 같은 농기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명맥을 이어갈 소상공인 지원과 육성은 과제로 꼽힌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50년 경력의 김 명장은 ‘백년소상공인’ 중 한 명이다. 백년소공인은 경력 15년 이상을 쌓은 숙련 소공인 등 중에 선정한다. 김 명장은 광안공예디자인연구소를 38년간 운영하며 여러 일본 사찰에 목공예품을 수출해왔다. 8개월에 걸쳐 한 일본 사찰의 목공예품 전체를 완성한 적도 있다. 그는 직접 개발한 디자인으로 나무를 깎고 다듬는다. 또 붓글씨 강약을 살리면서도 흔들림 없이 문자를 조각하는 도구를 개발해 특허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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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소상공인’으로 뽑힌 석노기 영주대장간 대표. [사진 중기부]

또 다른 백년소상공인 석노기(71) 영주대장간 대표의 호미는 지난 한해 미국·호주 등 10여 개 국가에서 1만 개가량 팔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도 진출해 “혁명적인 원예용품”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석 대표는 60년 가까이 불과 망치를 이용한 전통방식으로 농기구를 만들고 있다. 그는 “대장간에 놀러와 인증샷을 찍거나 농기구를 사가는 해외 관광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석 대표와 김 명장 모두 같은 고민이 있다. 후계자 양성이다. 김 명장은 “전체 목공예 시장에선 대량 제조 능력을 앞세운 중국의 비중이 높다”며 “우리 기술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전통문화대의 객원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20대 제자를 가르치고 있다”면서도 “전통이 보다 널리 계승되기 위해선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후계자 양성에도 백년소상공인 선정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백년소상공인으로 선정된 후 중기부로부터 노후 시설 개선 비용 등을 지원받았다”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중기부가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선정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관리하는 ‘백년소상공인’은 백년가게를 포함해 2388곳(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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