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터리는 중국에 밀렸지만…독일 완성차들 ‘AI 승부수’
-
1회 연결
본문
전기차 시장 AI 고지전

IAA 2025 모터쇼에서 BMW iX3 차량을 체험 중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AFP=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의 경쟁 무대가 인공지능(AI)으로 옮겨가고 있다. 배터리 성능이나 주행거리 같은 전기차 기술 수준이 평준화되면서, AI를 활용해 차량 개발 속도를 높이거나, 자율주행 기능을 고도화하는 AI가 미래차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중국 전기차들이 AI 대응에도 빠른 편이다. 비야디(BYD)는 보급형 모델에도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탑재해 ‘AI 대중화’를 강화하고 있다. 샤오펑(Xpeng)은 중국 주요 도시의 고속도로와 도심에서 자율주행 지원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AI 기반 주행 보조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 전기차로 유럽, 동남아 시장으로도 진격 중이다.
중국차 공습으로 위기에 처한 독일 완성차들도 AI만큼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2030년까지 최대 10억유로(약 1조6000억원)를 AI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차량 개발과 생산 공정을 최적화해 신차 출시 속도를 높이고 비용도 절감하겠다는 구상이다.

차준홍 기자
BMW는 AI 기반 운행 지능화에 집중하고 있다. BMW 신형 iX3는 기존 대비 연산 능력이 20배 뛰어난 수퍼컴퓨터 ‘수퍼브레인’으로 구동되며, 퀄컴과 공동 개발한 AI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이 처음 적용됐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사용자경험 수준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AI를 활용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에 구글클라우드 AI를 연동해 음성 인식 기능을 고도화했고, 베를린 디지털 팩토리 캠퍼스엔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를 도입해 물류 운송과 품질 검사 같은 반복 업무를 맡겼다. 근로자가 로봇을 원격 조작하며 학습시키는 실험도 병행하고 있다.
AI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일찌감치 AI 기반 로보택시 네트워크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일 민·관·학 협력 플랫폼 ‘넥스트 어반 모빌리티 얼라이언스(NUMA)’를 출범하고, 도심형 이동수단과 스마트시티 연계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을 추진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5년간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은 AI와 SDV(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라고 밝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 민첩성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미국 업체들도 AI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