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덕수궁 오얏나무도 다시 보자…케데헌이 증폭시킨 ‘K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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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꽃나무서 향을 포집하는 코스맥스 연구원들. [사진 각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을 타고 한국 전통문화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K-컬처의 인기에 전통 디자인이 대중 소비재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11일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는 국가유산진흥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함께 조선 왕실을 테마로 한 향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앵도(앵두)나무, 오얏(자두)나무의 향을 담은 ‘단미르 궁궐 향수’ 2종으로, 창경궁 옥천교 주변 앵도나무와 덕수궁 석조전 앞 오얏나무의 꽃향기를 모티브 삼았다. 전통 테마 향수는 역사 속 향기 유산을 재현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코스맥스 센트리티지(Scenteritage)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클리오에서 국가유산청과 협업해 만든 ‘헤리티지 에디션 아이 팔레트’ 2종. [사진 각사]
색조 전문 화장품 기업 클리오도 지난달 국가유산청과 K-컬처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첫 협업 제품으로 매화와 모감주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헤리티지 에디션 아이 팔레트’ 2종을 출시했고, 소비자 인기 속 조기 품절을 빚었다. 클리오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를 노리고 기획한 제품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향후 피부화장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통 문화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은 케데헌이 공개된 6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수제 디자인 제품 판매 플랫폼 아이디어스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 까치와 호랑이 그림으로 유명한 ‘호작도’ 관련 검색 수는 직전 3개월보다 32배 가량 늘었다. 6월 20일 이후 아이디어스에 신규 등록된 전통문화 관련 제품 수(1870개)도 직전 2개월(1154개) 대비 약 62% 증가했고, 서구권 국가에서 한국 전통문화 관련 제품을 주문한 건수도 같은 기간 약 450% 증가했다.

15일 출시를 앞둔 ‘다이소 전통 시리즈’. [사진 각사]
케데헌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 다이소도 민화나 자개 무늬 등을 활용한 디자인 제품 ‘한글 시리즈’를 확대해 15일부터 백자 무늬를 반영한 소주잔, 자개 디자인 여권 케이스 등 전통시리즈 제품 30종을 판매한다.
전문가들은 전통문화를 결합한 제품들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해 K-컬처 시장을 키울 것으로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에는 디자인 같은 감성적 가치를 중시하는 ‘감성 소비’가 트렌드”라며 “인지도 높은 문화 콘텐트에서 드러난 한국적 특징을 디자인에 반영하면 K-제품의 긍정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유통연구소장)는 “단순 디자인 반영을 넘어 정체성과 브랜드 스토리를 담아야 오래 흥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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