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갯벌고립 70대 노인에 구명조끼 벗어준 30대 해경, 끝내 숨졌다

본문

17576077282224.jpg

갯벌에 고립된 70대 노인을 구조하려고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준 뒤 실종된 30대 해양경찰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11일 해경에 따르면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는 이날 오전 9시41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34·사진) 경장을 찾았다.

앞서 이 경장은 이날 오전 3시30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갯벌에서 중국 국적의 70대 A씨가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구조작업 중 실종됐다. 당시 현장 촬영 영상에선 이 경장이 A씨에게 부력(구명)조끼를 벗어주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빠져나오는 과정에 A씨는 오전 4시20분쯤 해경 헬기에 의해 구조됐지만 이 경장은 실종됐다. 구조된 A씨는 발이 여러 군데 찢어지고 저체온증을 호소하긴 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다고 한다.

해경은 이 경장이 갑자기 불어난 바닷물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순직 경위를 밝히기 위해 구조 과정 전반을 면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한 동료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친구였다. 이렇게 갈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경장은 한 달 전 순경에서 경장으로 승진해 파출소장과 팀장 등이 모두 모여 축하했다고 한다.

이 경장은 2021년 7월 해양경찰 순경 공채로 입직했다. 임용 후에도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과 인천해양경찰서장 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이 경장의 소셜미디어(SNS)에는 “더 좋은 사람이 되자”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하자”는 글이 남았다.

이 경장의 장례는 중부해경청장 장(葬)으로 15일까지 5일간 엄수된다. 영결식은 15일 오전 10시30분 고인이 소속된 인천해양경찰서 청사에서 거행된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48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