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드디어 집으로…석방된 316명, 손 흔들며 기뻐했다
-
9회 연결
본문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 316명과 외국 국적 근로자 14명을 태운 버스가 11일(현지시간) 오전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해 대한항공 전세기로 접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 316명이 11일 석방돼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미 이민당국에 체포돼 포크스턴 수용소에 억류된 지 7일만이다.
한국인 근로자는 317명(남성 307명, 여성 10명)이다. 이중 1명은 잔류를 택했다. 잔류자는 일단 구금 시설에 머무른 채 이민 관련 재판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귀국 전세기엔 외국 국적자 14명도 함께 했다.
이날 오전 2시17분께 포크스턴 수용소를 출발한 버스는 약 6시간을 달려 오전 8시30분께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활주로에 진입한 버스는 곧장 대기해있던 대한항공 전세기로 접근했다. 앞서 오전 1시30분께 수용소에서 나오는 근로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석방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 현장 상황을 지휘한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체포 당시 입고 있던 작업복 차림이 많아 긴박했던 상황이 그대로 전해졌다.
미 이민당국은 이들이 버스 8대에 탈 때까지 수갑 등 신체 속박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 당국의 엄격한 호송 규정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요청대로 신체 속박 없이 구금 시설에서 공항으로 호송할 것을 지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세기의 인천공항 도착 시간은 12일 오후 4시(한국시간)다.
전날 근로자들의 귀국이 돌연 중단된 원인에 대해 한국 정부는 “트럼프의 잔류 요청 때문”이라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금된 한국인이 모두 숙련된 인력이니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미국 인력을 교육·훈련 시키는 방안, 아니면 귀국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알기 위해 귀국 절차를 일단 중단하라 지시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현 외교장관은 “우리 국민이 대단히 놀라고 지친 상태여서 먼저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에 돌아와) 일하는 게 좋겠다”고 미측에 답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근로자들이 다시 미국에 와서 일을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것도 확약받았다”며 “구금됐던 한국인들은 미 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이 돌아가지 않고 계속 (미국에 남아) 일하게 해준다고 한 건 불이익이 없게 해준다는 것과 같다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입국 시 (불법체류) 기록으로 (입국)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며 “기록에 남으면 불이익 조치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그게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ESTA(전자여행허가제) 등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선 추가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법적으로 근로할 수 있는 주재원 비자(L1·E2)나 장비 설치·시운전, 교육, 회의 등이 가능한 상용(B1) 비자는 소명이 가능하지만, 비자에 해당하지 않는 ESTA는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창환 이민 전문 변호사는 “근로자들이 새 비자를 만들기 위해선 주한 미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이번 일로 ESTA나 B1 비자의 신규 발급에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입국 심사를 담당하는 곳은 세관국경보호국(CBP)이기 때문에 국무부와는 다른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