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포 계정 팔려고 학교폭력까지…피싱 사기 일당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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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직원들이 피싱조직 국내총책, 대포통장 공급책을 긴급체포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경기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5월 15일 한 통의 예약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유명 배우가 나오는 영화촬영팀 스텝”이라고 밝힌 남성은 “촬영이 끝나고 30명 정도가 회식을 할 테니 와인을 대신 주문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이 남성이 ‘와인 구매 매장’이라고 소개한 업체에 300만원을 입금하고 손님들을 기다렸지만, 와인은 물론 영화촬영팀도 나타나지 않았다.

영화촬영팀을 사칭한 노쇼 사기 범죄 등을 벌인 피싱조직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청소년 명의의 포털사이트 아이디 등 대포 계정을 이용한 휴대전화 유심 등을 범행에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로 피싱조직의 국내 총책과 자금세탁책, 대포계정 공급책 등 42명을 검거해 국내 총책 B씨(30대 초반) 등 14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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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경찰청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캄보디아와 중국 등 해외와 국내에 사무실을 차린 뒤 ‘허위 안전 결제 피싱 사이트’ 등을 운영하면서 중고거래 사기나 투자·노쇼 사기 등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수만 1462명으로 62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범죄에 사용하기 위해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와 카카오톡, 당근마켓 등을 통해 대포 계정 1개당 1만∼10만원에 샀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계정 532개 대부분이 청소년들로부터 사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용돈 벌이를 위해 본인과 친구 계정을 판매했다. 더 많은 계정을 판매하기 위해 다른 학생들을 협박해 계정 정보를 갈취하는 등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일부 청소년은 해외 메신저를 통해 피싱조직과 밀접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조직원으로 영입 제의까지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검거된 42명 중 19명이 청소년인데 이들 중 고교생 C군 등 6명이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이 대포 계정을 사기 위해 만든 매입 채널 6개를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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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조직이 대포통장 계정을 사고 판 매입채널. 경기북부경찰청

A씨 등은 사들인 계정으로 당근마켓 거래자, 금융 전문가 등 행세를 하며 다양한 피싱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 범죄 수익금은 유흥비와 마약 등을 구매하는데 썼다고 한다. 경찰은 중학교 동창인 A씨 등 핵심 조직원 5명이 해외 피싱조직과 공모해 대표계정 매입 채널을 운영한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또 해외로 도피한 조직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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