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온실가스로 에너지 만든다"...1130조 시장인 이 사업, 화력발전소서 시동
-
5회 연결
본문
이산화탄소(CO2)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 충남에서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이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면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CO2를 에너지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8일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에서 그린올 신에너지 기술 실증 시연회가 열렸다. 사진 충남도
이산화탄소로 항공유 제조
13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8일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보령화력)에서 ‘그린올(Green-ol) 신에너지 기술 실증’ 시연회가 열렸다. 이날 시연회에는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일 보령시장, 김영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 서규석 충남테크노파크 원장, 장준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부원장, 김노마 LG화학 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그린올은 이산화탄소를 전기·물·미생물 등과 반응시켜 그린 에탄올, 메탄올, 플라스틱 원료, 지속가능 항공유(eSAF) 등으로 전환하는 차세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이다. 그린올은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화학적 원료인 ‘알코올(Alcohol)’을 합성한 용어다. 이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 보령화력발전소. 연합뉴스
하루 200㎏의 일산화탄소 생산
이번 실증 사업은 지난해부터 충남도와 보령화력·KIST·LG화학 등이 추진했다. 총 사업비 40억원 가운데 도가 사업비 20억 원을 보탰고, 보령화력은 부지와 CCU 설비를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공급한다. KIST는 그린올 원천 기술을 제공하고, LG화학은 대용량 실증 플랫폼을 구축해 지난 1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갔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그린올 기술 업그레이드와 상용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령화력 실증 플랫폼에서는 하루 300kg의 이산화탄소에 전기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200㎏의 일산화탄소를 생산한다. 이렇게 하면 연간 최대 110t의 탄소를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3년 독일에서 6㎏ 정도를 생산한 이후 세계에서 생산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일산화탄소는 바이오 공정을 통해 항공유의 일종인 헥산올 등을 만든다.

지난 8일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에서 그린올 신에너지 기술 실증 시연회가 열렸다. 사진 충남도
도는 이번 실증사업이 정부가 추진하는 ‘CCU 메가프로젝트’ 선행 사업 성격도 있다고 보고 있다. CCU 메가프로젝트는 정부가 CCU 기반 사업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CCU는 세계 주요 선진국이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제시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CCU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이산화탄소 이니셔티브(GCI)에 따르면 전 세계 CCU 시장 규모는 2030년 최대 1130조원(8370억달러), CO2 활용 규모는 최소 10억t에서 최대 72억t에 달할 전망이다.
그린올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을 뒷받침하고 메탄올 수입을 대체할 수 있다. 또 친환경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산업 신성장 동력 확보, eSAF 시장 선점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화력발전소. 중앙포토
온실가스 주범, 이산화탄소→에너지로 바꿔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남에는 전국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이 있으며 대한민국 탄소 배출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다”며 “이번 그린올 실증사업은 충남의 기후위기 대응을 넘어 국내 화학·에너지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서해안권을 탄소중립 산업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에는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1기 가운데 29기(47.5%)가 몰려 있다. 올해 연말 태안1호기를 시작으로 오는 2038년까지 14년 동안 75.9%에 해당하는 22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라 일자리 감소 등도 우려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