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쪽된 사도광산 추도식…또 ‘조선인 강제노동’ 언급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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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佐渡)광산 추도식에서 일본이 또다시 조선인 강제노동을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에도시대(1603~1867) 최대 금광이었던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조선인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위한 추도식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한·일 양국이 추도사에서의 강제노동 언급과 관련해 갈등을 빚으며 한국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2년 연속 일본만의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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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13일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나카노 고 추도식 실행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도식에 불참해 2년 연속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연합뉴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30분경 사도시 아이카와(相川)개발종합센터에서 일본 측 인사 약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을 열었다. 이날 일본 정부 대표로는 오카노 유키코(岡野結城子)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이 참석했다. 지난해엔 차관급인 외무성 이쿠이나 아키코(生稲晃子)가 참석한 바 있다.

오카노 심의관은 추도사에서 “조선반도에서 온 노동자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환경 아래라 하더라도 위험하고 잔혹한 환경에서 힘든 노동에 종사했다. 선조가 이어온 역사를 되새기며 미래로 계승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추도사에서 조선인 강제 노동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언급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이 땅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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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사도광산 갱도 모습. 뉴스1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일본 최대 금광인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에도시대로만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동을 외면한 바 있다. 일본은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의 찬성을 얻는 대신 추도식 개최와 함께 사도섬에 있는 아이카와향토박물관 2층에 별도 전시실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전시실엔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일본 총리의 발언과 조선인 노동자가 사용한 나무 도시락 등이 전시된 바 있다.

조선인 강제노동 언급을 둘러싼 이견으로 한국 정부가 2년 연속 불참을 선언한 데 대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외무상은 지난 12일 유감을 표현하며 “일·한 관계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의사소통을 앞으로도 정중히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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