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특검, 노상원 소환…'수첩' 최초 작성, 총선前 모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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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중앙포토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4일 오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구속 수감 중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한다. 노 전 사령관은 예비역 신분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비상계엄을 모의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모의의 초기 단계부터 가담했는지 여부와 그 구체적 시기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이른바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와 의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수첩에는 ‘총선 이후, 총선 승리 후 법적 기반을 구축 후 결정’이라거나 ‘총선 후 약간 과반수 or 대등, 열세 시 어찌할 것인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총선 결과를 전제로 계엄 계획을 검토한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특검팀은 이 수첩이 총선 이전에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팀은 출범 이후 노 전 사령관을 최소 네 차례 소환해 그의 진술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노상원 수첩’ 분석을 위해 별도의 전담 인력을 꾸려 내용을 정밀 분석해왔고, 지난해 말 검찰 특별수사본부로 송치된 뒤 진술을 일체 거부하던 노 전 사령관이 지난달 태도를 바꾸어 특검 조사 과정에서 수첩이 본인의 것임을 재차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노 전 사령관의 태도 변화는 특검팀의 공소 전략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추가 수사를 통해 작성 경위가 확인되지 않아 공소장에 담기지 못했던 수첩의 증거 효력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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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특검팀은 계엄 최초 모의 시점을 기존 공소장에 적시된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보다 앞당길 여지가 있다고 본다. 나아가 추후 공소장 변경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최초 모의 시기와 동기를 보완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현재 공소장에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김용현 전 경호처장,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과 함께한 저녁 자리에서 처음으로 비상대권을 언급했다고 기재돼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수첩의 내용 등을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해온 “민주당의 입법 폭거와 줄탄핵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동기와 달리, 총선 이전부터 구체적으로 계엄을 모의했다는 정황을 입증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유죄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노 전 사령관이 이른바 ‘북풍 공작’으로 불리는 북한 공격 유도 시도에 관여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수첩에는 ‘NLL 북한 공격 유도’나 ‘북 접촉 방법–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500여명 수집·수거’와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외환 혐의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 전 사령관 조사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최근 수첩 등에 대해 진술을 이어가며 이전과 다른 태도를 보였지만, 여전히 특검의 질문에 일관되게 답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부분만 반복하는 등 소극적인 진술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 전 사령관의 주변 관계자 진술과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다각도의 수사 전략을 병행하며 계엄 모의의 전모와 외환 혐의 정황을 입증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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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특검팀은 지난달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주 찾았던 무속인 '비단아씨' 이선진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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