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여정 “무모한 힘자랑, 좋지 못한 결과”…도발 '명분 쌓기' …
-
4회 연결
본문
북한이 한·미와 한·미·일의 연합훈련을 문제삼으며 “무모한 힘자랑질”이라고 반발했다.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군사 도발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다.

지난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수행한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승절 행사 오찬 리셉션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에서 “잘못 고른 곳,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변에서 미·일·한이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무모한 힘자랑질은 분명코 스스로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주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오는 15∼19일 북핵 위협 대응 및 억제를 위한 한·미 간 핵·재래식 통합(CNI) 도상연습(TTX) ‘아이언 메이스’(철퇴)와 한·미·일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을 거론하면서다.
김여정은 한·미의 한반도 핵억제·핵작전 지침을 거론하며 “이전 집권자들이 고안해낸 위험한 ‘구상’을 현 집권자들이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공감하고 실시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명백한 반공화국 대결적 자세의 여과 없는 ‘과시’로, 대결정책의 ‘계승’으로 이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북 유화 기조를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에 더 적극적 조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이 가장 위협적으로 여기는 연합훈련을 중지하거나 취소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흔들어보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가세했다. 담화를 통해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우리 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목적으로 한 노골적인 핵전쟁 시연”으로 규정하며 “적대세력들의 힘자랑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 그에 대한 우리의 맞대응 행동 역시 보다 명백하게, 강도높이 표현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맞대응을 언급한 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반미연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시도에 나선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은 “조성된 정세는 적대세력들의 침략기도를 좌절시키고 군사적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전략적 힘을 끊임없이 비축해나가는 것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보장과 지역의 안정수호를 위한 가장 적중한 선택으로 된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며 핵 개발을 또 정당화했다.
이는 군사 도발에 나서기 전 명분을 쌓아 올리는 북한의 고전적 수법이기도 하다. 10월 10일 당 창건일 행사와 맞물려 김정은이 직접 언급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과 관련한 실험에 나서거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발사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핵무기 고도화를 계속 추진하는 한편 중대 무기 실험에 앞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해 원색적으로 비난하지는 않는 등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들의 담화도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고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게재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