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나토, 러 원유 구매 중단해야"…제재 철회 명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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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서 뉴욕으로 출발하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동맹국에 화살을 돌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모든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시작하고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할 때 미국도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단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토의 승리 의지는 100%에 못 미친다. 일부 국가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사들이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협상 지위와 협상력을 크게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중국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해 강력한 통제력을 갖고 있고, 나아가 장악할 능력도 있다”며 “나토 전체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중국에 50~100%의 관세를 물리면 갈등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다.

트럼프 지난 6월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만나면서 휴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후 러시아는 오히려 우크라이나 공세 수위를 높였다. 지난 10일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에 침범하며 유럽 내 긴장감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경고는 실현 가능하지 않으며, 트럼프 행정부 또한 이를 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 시한으로 정한 1일이 지났음에도 뚜렷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7일에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가 준비됐냐는 기자들에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며 수차례 경고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나토의 비협조를 명분 삼아 이를 철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 유럽 국가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크게 줄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2022년 유럽연합(EU) 전체 가스 수입의 약 45%를 러시아가 차지했는데, 올해 약 13%로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계속해서 구매하고 있다. EU는 아니지만, 나토 동맹국인 튀르키예도 러시아의 주요 수입국으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또 중국과 무역 협상을 하고 있는 EU가 경제적 타격과 보복을 우려해 2차 관세 부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X에서 “모든 동맹국에 (대러시아) 제재를 부과하지 않으려는 변명 찾기를 멈추길 촉구한다”며 “유럽, 미국, G7, G20 모두에게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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