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걸크러시? 기분 좋은 배신" 토론토 달군 한소희·전종서 버디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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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영화 '프로젝트 Y'의 한 장면. 한소희(왼쪽)와 전종서의 여성 버디 무비다.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한소희! 한소희 사랑해! 전종서! 전종서!”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4~14일)가 열린 캐나다 토론토의 프린세스 오브 웨일즈 극장 주변은 한국 배우들의 이름을 외치는 인파로 가득했다.
'프로젝트 Y' 토론토 영화제서 첫 공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돼 10일 밤(현지 시간) 첫 상영된 이환 감독의 영화 ‘프로젝트 Y’의 두 주인공, 한소희와 전종서를 향한 열기는 어떤 할리우드 배우 못지않게 뜨거웠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2020, JTBC)로 급부상한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2021) ‘경성 크리처’(2023~24)를 거쳐 스타의 반열에 오른 한소희,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2018)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넷플릭스 영화 ‘콜’(2020) ‘발레리나’(2023)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넓힌 전종서, 두 배우의 국제적 인기를 확인시키는 자리였다.

영화 '프로젝트 Y'로 토론토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무대에 선 배우 한소희. 사진 AP=연합뉴스

영화 '프로젝트 Y'로 토론토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무대에 선 배우 전종서. 사진 AP=연합뉴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이어 개막한 토론토 국제영화제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극장의 경계가 옅어지는 흐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젊은 배우와 관객들은 그 구분조차 의식하지 않는 듯 자유롭게 환호하며 축제를 즐겼다.
‘똥파리’(2009) ‘밀정’(2016) 등에 출연한 배우 출신이자, 10대 가출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박화영’(2018)으로 감독 데뷔했던 이환은 두 번째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2021)에서도 거친 욕설과 폭력이 일상이 돼버린 청소년들의 세계로 거침없이 밀고 들어갔다.
그의 카메라가 세 번째로 향한 곳은 어두운 강남의 룸살롱 거리다. ‘가출팸’의 10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치욕의 밤을 견디는 ‘프로젝트 Y’의 20대 여성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은 밑바닥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발버둥 치는 중이다.
미선은 룸살롱에서 모은 돈으로 아파트를 사고 꽃집을 차리겠다는 꿈을 꾸고, 도경은 룸살롱 아가씨들을 실어 나르는 이른바 ‘콜떼기’로 일하며 불법 스포츠 도박 한 방을 노린다. 그러나 어느 날 사기에 휘말려 작은 희망마저 빼앗기자 두 사람은 새 삶을 위한 ‘프로젝트’를 세우고 돈 가방과 금괴를 둘러싼 거친 추격전 속으로 뛰어든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영화 '프로젝트 Y' 포스터.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Y’는 보기 드물게 20대 여성 배우 두 명을 전면에 내세운 범죄 드라마다. 상당히 거친 장르물의 외양을 가진 동시에 배우 한소희의 말처럼 "인생이 너무 굴곡지고 힘들어도 내 편 하나만 있으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호소하는 연대의 여성 서사이기도 하다.
상영 후 열린 관객과의 Q&A 시간에서 “같은 또래, 같은 성별의 배우가 한 영화의 한 프레임에 담기는 것이 생소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졌다”는 한소희의 말에 전종서 역시 "동갑인 여배우와 같은 시기에 좋은 시나리오, 좋은 감독, 좋은 프로듀서(와 영화를 찍는), 모든 것들이 맞아 떨어지는 기회는 되게 드문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자들이 빌런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 치열하게 싸워가는 것은 여성 캐릭터”라고 설명한 이환 감독은 “두 배우를 보면 일반적으로 ‘걸크러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이번 작업에서 느낀 것은 기존에 알고 있던 이미지를 기분 좋게 배신하는 새로운 모습이었다. 그 점을 충분히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시대적으로도 많은 여성 팬, 남성 팬에게 지지를 받는 시대적 아이콘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Y’의 여성 연대가 이 배우들과 함께 충분한 지지와 동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로젝트 Y’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이어 17일 개막하는 부산 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후, 조만간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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