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차 내일부터 관세 15%…한국 가격경쟁력 당분간 밀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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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4월에는 28억9000만 달러였지만, 8월에는 15억8000만 달러로 줄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평택항에서 대기 중인 수출용 차량들. [연합뉴스]
미국에서 한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일본에 뒤처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16일(현지시간)부터 일본 차에는 15%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한국 차에는 25%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14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미국 관보에 게시된 ‘미국-일본 협정 이행’ 행정명령이 16일 시행될 전망이다. 행정명령에는 자동차 품목 관세 15% 부과 내용이 담겼다.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 15%에 합의했지만, 후속 과정의 이견으로 25%를 유지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최대 7500달러)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예고하면서 현지에서는 하이브리드(HEV, PHEV) 차량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 격차까지 발생한다면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한국은 그간 한·미 FTA 자동차 무관세로 가격경쟁력에서 일본보다 우위에 있었다.

신재민 기자
현대차는 미국 판매 하이브리드차를 한국산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 1종만 생산할 뿐 투싼·쏘나타·아반떼 하이브리드 등 다른 인기 차종은 모두 한국산이다. 반면에 일본 업체들은 상당수 인기 하이브리드 차종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HEV 혼류 생산공장으로 전환 증설해 현지 생산분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최근 조지아 구금 사태 이후 증설을 위한 인력 파견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속한 후속 협상을 통해 관세와 공장 증설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가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88조원)를 투자하기보다는 그 돈으로 한국의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선임경제학자인 딘 베이커는 지난 11일 연구센터 홈페이지에 올린 보고서에서 “미국이 15%로 낮춘 상호관세를 25%로 올리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국내총생산(GDP)의 0.7%인 125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며 “왜 125억 달러어치를 지키려고 3500억 달러를 줘야 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3500억 달러의 20분의 1(175억 달러)을 피해 기업과 노동자를 지원하는 데 쓰는 게 더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4일 일본과 ▶투자 대상은 미국이 정하고 ▶일본은 45일 내에 투자금을 보낸 뒤 ▶투자금 회수까지는 미·일이 50대50, 회수 후엔 미국이 90을 가져간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마쳤다. 반면에 한국과의 협상은 난항을 거듭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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