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 모더니즘 이끈 아흔의 열정, 파주서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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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접합 20-200’ 앞에 자리한 하종현(오른쪽) 화백과 하윤 하종현예술문화재단 이사장.

‘한국 모더니즘의 선구자’ 하종현(90)의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하종현 아트센터가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개관했다. 연면적 약 2967㎡(897평) 규모 공간의 4개 전시장에 펼쳐진 대표작 54점과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가 평생 실험에 매진해온 작가의 예술 여정을 말없이 증언한다.

그는 올이 굵은 마포 뒷면에 물감을 두껍게 바른 뒤 천의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 넣는 기법으로 작업했다. 이른바 ‘배압법(背押法)’이라 불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1970년대부터 이렇게 시작된 ‘접합’ 연작은 고정관념에 머물지 않는 예술가 하종현의 실험 정신을 대변하는 대표 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1층의 1전시장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된 근작들이 전시됐다. 2층의 2전시장에선 1960~1970년대 초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3층 3전시장에는 1976년부터 2021년까지 다양한 시기의 ‘접합’ 연작이, 4전시장에는 거울과 색채가 어우러진 후기 ‘이후 접합’ 작업이 전시됐다.

하종현 아트센터는 본래 출판사(미메시스)가 있던 건물을 하종현예술문화재단(이사장 하윤)이 몇 년 전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탄생했다. 하 화백의 아들인 하윤 하종현 아트센터 이사장은 “평생을 일궈온 실험적인 작업세계를 한눈에 보여주고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을 갖는 것이 아버지의 평생소원이었는데 이 꿈을 90세에 이루셨다”며 “우선은 아트센터를 상시 여는 대신 예약제로 관람객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개관을 앞두고 아트센터를 찾은 하 화백은 “고맙다. 오늘, 최고의 날”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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