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김정은 軍 시찰 사진서 청와대 모형 삭제 정황
-
2회 연결
본문

북한이 훈련용으로 제작한 청와대 모형(좌측 하단)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사진에서 이를 숨긴 보도사진. 사진 NK뉴스 캡처
북한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 시찰 사진에서 청와대 모형 건물과 미사일 공장 내부 모습을 의도적으로 삭제하거나 편집한 정황이 포착됐다. 군사훈련의 실제 목적과 무기 생산 시설의 위치를 감추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월 27일 김 위원장이 평양 남쪽 인민군 제525부대에서 저격수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개된 사진 속에는 훈련장 북쪽 끝에 설치된 3분의 1 크기의 청와대 모형 건물이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공개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청와대 모형 건물이 삭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같은 시기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해당 건물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진 배경에 덧씌운 숲 무늬가 서로 달랐다는 점에서 디지털 편집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모형은 2021년 말 설치돼 특수부대의 청와대 침투 및 도시전 훈련에 활용됐다. 북한은 2016년에도 별도의 청와대 모형을 활용한 특수부대 훈련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불필요한 도발을 피하려는 전략적 모호성 차원일 수 있다” 거나 “최고지도자의 사진에 남한 상징물이 등장하는 것을 꺼린 내부 선전상의 판단”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9월 1일 공개한 김 위원장의 화성-11 계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생산 공장 시찰 사진에서도 조작 흔적이 확인됐다.
사진 속 공장 내부 벽면에는 미사일 시험 장면이 걸려 있는 듯 보였으나, 다른 각도의 사진에서는 배열이 달랐고 기둥 색상 줄무늬의 유무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외부 분석가들이 건물 구조를 단서로 공장의 위치를 특정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분석 결과 해당 시설은 함흥에 위치한 ‘2월 11일 공장’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북한은 창틀과 벽면 편집으로 단서 노출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뒤편에 세워진 신문 거치대(왼쪽)가 확대된 모습.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방문일을 8월 31일이라고 보도했으나, 거치대에 꽂힌 노동신문은 8월 26일 자로 확인됐다. 아래에는 8월 26일 자 노동신문 1면과 4면 화면을 흐리게 처리해 기울여 배치했으며, 오른쪽에는 흐리지 않은 원본 페이지가 함께 제시돼 두 신문이 동일판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NK뉴스 캡처
또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8월 31일 공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지만, 공개된 사진 속 노동신문은 8월 26일 자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실제 방문 시점을 감추고 함흥과의 연관성을 줄이려는 의도적 조치로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북한이 군사 선전 사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작과 왜곡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위성사진이나 독립적 정보 없이 북한 매체의 보도만을 신뢰할 경우 잘못된 군사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안보 전문가는 “북한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더 정교한 사진·영상 조작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위성자료와 다각적 검증을 통한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