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내일부터 車관세 日 15% 韓 25%…여한구 "전방위 협상"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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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에서 귀국한 지 하루 만인 15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한ㆍ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한편 16일(현지시간)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가 27.5%에서 15%로 낮아진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는 25%가 유지돼 수출 경쟁력 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미국 출장길에 오른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진행한다. 뉴스1
여 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익에 부합하고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장관은 10일 미국을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부무 장관 등과 관세 후속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14일 귀국했다. 여 본부장은 김 장관 귀국 하루 뒤 출국하는 데 대해 “정부 입장에서는 전방위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 한다”며 “지금은 균형적이고 공정한 협상 결과를 만들기 위한 지난한 협상의 과정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통상당국의 수장이 잇따라 ‘바톤 터치’ 하듯이 미국을 찾는 건 후속 협상이 그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관세 후속 협상은 대미 투자 펀드 3500억 달러(약 486조원)의 투자 구조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미국 측은 한국에 일본처럼 투자 금액 대부분을 직접 투자로 채울 것을 요청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러트닉 장관은 CNBC 방송에서 “한국이 일본식 모델을 따르지 않으면 25%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고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통상당국 관계자는 “김 장관에 이어 여 본부장이 미국을 찾는 건 미국 측과 대화 채널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협상 상대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후속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양국이 합의한 농산물 검역절차 개선 등 비관세 장벽 분야가 주요 논의 사항이 될 전망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의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외환시장 불안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이 있는 만큼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며 “미국 측의 투자펀드에 대한 요구 조건을 낮추기 위해서는 한국도 기존에 미국이 요구해왔던 비관세 장벽 분야에서의 양보 카드 등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 본부장은 이날 “농산물 신규 개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국 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일본은 16일(현지시간)부터 자동차 관세가 15%로 낮아지게 됐다. 한국 자동차는 미국의 품목 관세 부과전에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아 기본 관세(2.5%)가 적용된 일본ㆍ유럽산 자동차에 비해 높은 가격 경쟁력을 누려왔다. 관세 역전으로 인해 한국차의 미국 시장 경쟁력 중 하나인 가격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도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미국 내 판매 시작 가격이 2만5450달러로 경쟁차종인 도요타의 코롤라 하이브리드(2만8190달러)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다만 일본에 부과되는 관세가 15%포인트로 낮아질 경우 코롤라 하이브리드 가격은 2만4700달러까지 내려오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산 자동차 미국 관세가 2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2조2000억원, 1조3000억원가량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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