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황 “노동자의 600배 보너스 받다니” 머스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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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사진)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1조 달러 규모의 성과 보상안을 언급하며, 빈부 양극화를 경고했다. 자신의 70번째 생일에 맞춰 14일(현지시간) 공개된 가톨릭 매체 크룩스와의 인터뷰에서다. 교황의 언론 인터뷰는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어제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될 거라는 기사가 나왔다”며 “이게 가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면 우리는 큰 문제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 5일 경영 성과에 따라 머스크에게 막대한 규모의 새 보상을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향후 10년 내 회사 가치를 현재 1조1000억 달러(1528조원)에서 8조5000억 달러(1경1810조원)로 끌어올리는 등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2단계에 걸쳐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주식 4억2000만여주를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테슬라 주식 수가 유지되고 머스크가 경영 목표를 다 달성할 경우 이 보상 패키지의 가치는 약 9750억달러(약 1353조원)에 이른다. 미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교황은 이에 대해 “60년 전 CEO들은 노동자들보다 4~6배를 받았고 최근에는 평균 노동자들의 600배를 받는다”며 “아마 어떤 곳에서는 인간 삶의 더 고귀한 의미를 상실한 게 이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간의 삶과 가족, 사회의 가치 등을 언급하며 “이런 가치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다면 이제 무엇이 중요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구촌 분쟁과 관련해 “전쟁이 시작된 이래 교황청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느 한쪽 편이 아닌 진정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희망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 인간 본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지난 7월말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교황 인터뷰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전문은 오는 18일 페루 펭귄 출판사가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공개하는 교황의 스페인어 전기 『레오 14세: 세계의 시민, 21세기의 선교사』에서 볼 수 있다. 영어판과 포르투갈어판은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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