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자동차 관세 한·일 역전…18일 현대차 美서 첫 CEO인베스터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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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 16일(현지시간) 일본에 부과하는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인하했다. 이로써 한국(25%)과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 품목 관세는 10%포인트(p) 차로 벌어졌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미국을 비롯한 향후 시장 전략을 발표하며 돌파구를 모색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관보에 실린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청 공지에 따르면 일본산 승용차 및 경트럭, 자동차 부품 등은 16일부터 관세 15%를 적용받는다. 일본은 지난 4월 미국이 자동차 품목 관세 25%를 부과하기 전에는 기본 관세 2.5%를 부과받다가, 4월 이후 27.5%(2.5%+25%)를 부담했다. 지난 7월 22일 미·일 양국은 관세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모습. 토요타 미국 홈페이지
한국은 지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이후, 무관세로 자동차를 수출해왔다. 기본 관세 2.5%를 내던 일본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자동차 관세를 25%로 상향하자, 한국은 지난 7월 30일 한·미 무역협상을 통해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후속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발효가 늦어지면서 여전히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일본보다 10%p 높은 관세를 물게 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상황에 부닥쳤다. 전량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미국 권장소비자가는 2만9050달러(약 4000만원)부터 시작한다. 미국 켄터키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캠리 하이브리드(2만9000달러)와 비슷했지만, 관세 격차에 따른 부담을 현대차가 떠안거나 소비자가에 반영해야 할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연내 한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가 불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과 일본도 관세 협정 이후 실제 발효까지 각각 53일과 56일이 걸렸다”며 “미국이 한국에 대미 투자 펀드 3500억 달러를 두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당장 이달 말에 협정이 체결되어도 연 내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기아가 각각 월 4000억원, 3000억원 관세 부담을 떠안으며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 한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고 분석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기아는 2분기 관세 여파로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하반기 이후에는 가격 상승 압박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다. 현대차그룹이 2019년부터 시작한 CEO 인베스터 데이를 해외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앞서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약 35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만큼 향후 현대차의 구체적인 미국 시장 전략을 발표할 전망이다. 관세 영향에 대한 방안, 미국 로봇 사업 현황, 미국 시장 하이브리드차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지아 구금 사태에 이후 한국 기업의 미국 생산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 상황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5일 임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15년 넘게 조지아주에서 사업을 해왔고, 미국 제조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변함없다”며 “미국을 포함한 해외 사업장과 한국 간 협력은 글로벌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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