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곽규택, 사별한 박지원에 "사모님 뭐하세요?"…법사위 또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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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왼쪽)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언쟁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지켜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나경원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간사 부결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나 의원 간사 선임의 건을 반대 10표로 부결시켰다. 민주당 8명과 조국혁신당·무소속 의원 각 1명 등 범여권 10명만 표결에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전원 불참했다. 법사위는 회의장에 무기명 투표를 위한 ‘기표소’를 설치했고, 장경태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혁신당 의원이 감표 위원을 맡아 표결을 진행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도 투표를 하라”고 약 2분 기다린 뒤 개표를 진행해 부결을 선포했다.
간사는 각 상임위원회에서 각 교섭단체의 대표 역할을 하는 자리로 여야 간사는 상임위원장과 각종 안건 처리 등을 협의한다. 관례적으로 각 정당이 간사를 정하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별다른 이견 없이 통과를 시키곤 했다.
하지만 6선의 추미애 민주당이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5선의 나 의원이 뒤따라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되자 법사위는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그러다 전날 검찰은 2019년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나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나경원 있을 곳은 법사위 아닌 법정. 이해충돌이니 법사위는 스스로 나가라”고 적었다.
이튿날인 이날 민주당이 “이해충돌 우려가 있다”며 나 의원 간사 건을 부결시키자 국민의힘은 격하게 반발했다. 당사자인 나 의원은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의회 독재의 또 다른 역사를 썼다”고 했고, 송석준 의원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상상도 못 할 오점을 남긴 날”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 둘째)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의원들과 언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여야는 이날 회의 시작부터 충돌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나 의원을 향해 “남편이 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를 해서 되겠느냐. 남편까지 욕 먹이고 있잖아요”라며 “망신당하고 이것 해서 뭐 하느냐”고 했다. 이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박 의원님 사모님은 뭐 하시냐”고 묻고 박 의원이 “돌아가셨어요”라고 답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고인에 대한 모독”(장경태) “제발 인간이 돼라”(박균택)며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이 “남편 이야기를 누가 먼저 했어요. 그러니까 그런 말 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라고 맞서자 회의장엔 고성이 오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체로 퇴장하기 전 곽 의원은 박 의원 자리로 가서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박 의원의 부인 이선자 여사는 2018년 작고했다.
법사위에선 과거 패스트트랙 사건 문제를 두고 언쟁도 벌어졌다. 나 의원은 “민주당이 우리 당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 폭력으로 행사해 놓고 ‘나빠루’니 운운하면서 저한테 뒤집어씌운 것 아니냐”고 했고,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당시 직접 빠루를 지휘해 문을 뜯어낸 증거 사진이 있다”(주진우),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왜 보좌진 멱살을 잡았느냐”(박준태)고 거들었다.
이에 민주당은 “나경원 빠루 든 사진 여기 많은데 배포 좀 해주세요”(장경태), “회의장을 막은 사람이 바로 나경원 의원이에요”(서영교)라며 맞불을 놨다. 그러자 나 의원은 “(제가 이해충돌이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의 (파기 환송) 판결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도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소속 위원들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간사 선임의 건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임현동 기자
고성과 막말이 계속되면서 의원 간에 반말과 삿대질이 오가는 장면도 보였다. 총선 당시 민주당 위성정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국회 안에 특수부대를 밀어 넣은 게 히틀러당 아니냐. 접시 물에 코 처박고 죽어도 모자랄 사람들인데, 이런 인간이 배지를 달고 간사까지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발언하자, 국민의힘은 “이런 인간이라니”라며 소리쳤다. 곽규택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야, 이리 와봐. 그날 어디 있었냐고, 국회 상황도 모르면서”라고 하자 최 의원은 “누가 야야? 당신이 오세요. 누구 보고 오라 가라 해”라고 응수했다.
법사위는 22일 예정된 검찰 개혁 입법청문회 증인 및 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 및 철회의 건도 의결했다.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 대장 변민선 총경과 노정웅 경정, 양홍석 변호사가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나 의원은 “국민의힘은 45명을 신청했으나 지난 기일에 3명밖에 채택을 안 했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신청한 23명은 모두 채택됐다”며 “채택률 6%대 100%로, 위원회가 심각하게 편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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