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삼권분립 논란 진화 나선 대통령실 “대법원장 거취 논의한 바 없어”

본문

1758016659532.jpg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무위 당정협의회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합심해서 사법부를 공격한다는 ‘삼권분립 훼손’ 논란이 커지자, 여권 전체가 진화에 나섰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여권에서 제기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대법원장의 거취를 논의한 바 없으며, 앞으로 논의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당내 조 대법원장 사퇴 주장에 대해 “당론 차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우 수석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TV 생방송 인터뷰에서도 “삼권분립 체제에서 사법개혁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실제 논의된 바도 없고 앞으로도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발언에 대해서도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나, (대법원장 사퇴 주장이 아니라) 사법개혁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제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의 발언 직후 나온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대법원장 사퇴’ 촉구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우린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 대표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조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게 됐다”며 “어떤 사전 교감도 없었다”고 했다.

17580166597708.jpg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9월 한 달의 핵심 어젠다를 ‘민생·경제’로 잡고 관련 일정을 준비해 왔다. [사진 대통령실]

9월 핵심 어젠다를 ‘민생·경제’로 잡고 관련 일정을 준비해 온 대통령실은 ‘사법부 독립 훼손’ 논란이 거세지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발단은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었다.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건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내란특별재판부 관련 질문에 “그게 무슨 위헌이냐”라고 답한 게 논란의 출발점이었다. 다음 날(12일)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에선 이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정 대표와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로 맞불을 놓았다. “의도치 않은 사소한 우연이 겹치면서 정국 흐름이 바뀌었다”(여권 관계자)는 탄식이 나온 이유다.

단초가 된 내란특별재판부 논란에 대해서도 여권은 거듭 해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내란재판부가) 필요하다고 말한 건 아니다”라며 “다만 (국회가) 사법부 개혁을 요청하면 어떤 안을 만들어 국회와 상의하면 될 문제지, 왜 위헌이라는 식의 논리로 논의를 봉쇄하느냐 불만이 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제 기능을 하라는 의미로 여러 의원들께서 내란전담재판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는 것”이라며 “당론 차원에서 논의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조희대 사퇴 원칙적 공감"→ "오독"…대통령실, 논란 일자 속기록 수정도

  • "국회가 관여하겠다는데, 재판권 침해?" 사법부 공격 선 넘는 여당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 등 신임 국무위원들에게 “권한이나 권력을 가지면 그게 자기 것인 줄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권력은 자기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를 통해서든 임명을 통해서든 (가진) 권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가 시험을 봤든, 선거를 통해서 표를 얻었든 (권력은) 잠시 위탁받은 것이자 국민을 대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사법권 독립’ 가치를 강조한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국민 요구에 충실하라는 뜻으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879 건 - 1 페이지